호남의 명가 광주제일고와 서울의 우승후보 덕수고가 제49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 티켓을 놓고 맞붙게 됐다. 두 팀 모두 탄탄한 마운드의 힘이 돋보였다. 광주제일고는 1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계속된 장충고와의 대회 8강전에서 탄탄한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7-0, 8회 콜드게임 승을 거두고 4강에 선착했다. 이어 열린 경기에선 덕수고가 복병 경기고의 돌풍을 잠재우고 8-3으로 승리했다. 광주제일고가 봉황대기 4강에 오른 건 2017년 이후 4년 만, 덕수고는 2018년에 이어 3년 만이다. 두 팀은 14일 준결승을 벌인다.
광주일고는 1회말 공격에서 1사 후 2번 최민규(2년)의 좌월 2루타로 찬스를 잡은 뒤 3번 김대홍(2년)의 중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 김대홍이 폭투로 2루에 진루했고, 2사 후 3연속 볼넷을 얻어 밀어내기로 2-0을 만들었다. 이후 광주제일고 선발 정원진(2년)과 장충고 두 번째 투수 황준서(1년)의 팽팽한 투수전이 전개됐다. 다시 한번 균형을 깬 건 광주제일고였다. 광주제일고는 8회 톱타자 정태백(2년)의 좌전안타에 이어 최민규가 상대 실책으로 출루해 무사 1ㆍ3루 찬스를 잡았다. 계속해서 김대홍의 우중간 2타점 2루타와 4번 류승민(2년)의 추가 적시타가 터져 5-0으로 달아났다. 2사 후 다시 도루와 실책을 묶어 2사 2ㆍ3루 기회를 이어간 광주제일고는 8번 배강(1년)의 2타점 적시타로 경기를 끝냈다. 김대홍은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정원진은 8이닝 동안 탈삼진 12개를 곁들이며 '비공인 무사사구 노히트노런'으로 장충고 타선을 압도했다. 황준서도 6.1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아내며 3피안타 3실점(2자책)으로 잘 던졌지만 정원진의 벽이 너무 높았다.
정윤진 덕수고 감독은 6-0으로 앞선 7회 이종호(1년)가 무사 1ㆍ3루 위기를 맞자 불펜에서 몸을 풀던 심준석(2년)을 호출했다. 고교 최대어 심준석의 이번 대회 두 번째 등판이다. 지난 6일 야탑고와의 32강전에서 203일 만에 등판해 건재를 과시했던 심준석은 이날 제구는 다소 흔들렸지만 여전히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2이닝 동안 탈삼진 4개를 곁들이며 2피안타 4사사구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 시속은 152㎞였다. 타선은 2사 후에만 8점을 얻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1회말 내야땅볼로 출루한 2번 이선우(1년)가 2루와 3루를 거푸 훔쳐 2사 3루 기회를 잡은 뒤 4번 백준서(1년)의 내야안타로 첫 득점에 성공했다. 3회에는 5번 박상헌(2년)의 내야땅볼과 6번 문성현(1년)의 중월 3루타로 3-0을 만들었다. 3-0으로 앞선 4회에도 볼넷 3개로 만든 2사 만루에서 다시 3연속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6-0으로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경기고는 6명의 투수가 나섰지만 사사구 17개를 남발하며 자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