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선대위 내홍, 벌써 자리 다툼하나

입력
2021.11.1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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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윤석열 대선후보 선거 대책위 인선을 두고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기존 캠프 인사 정리를 요구하면서 중진 의원들과의 물밑 신경전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윤 후보가 컨벤션 효과를 등에 업고 지지율이 오른 상황에서 인선 잡음이 계속되면 벌써부터 논공행상의 자리 다툼이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윤 후보로선 정권 교체 여론이 높다고 해도 정치 혁신 없는 ‘그 밥에 그 나물’로는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윤 후보 캠프에 모여 있는 인사들을 겨냥해 “자리 사냥꾼”이라는 표현을 쓰며 과감한 개편을 요구했던 김 전 위원장은 12일에도 “국민들이 식상해하는, 똑같은 얼굴로는 감흥이 있을 수 없다”며 인적 쇄신을 재차 촉구했다. 그는 “허수아비 노릇을 할 수는 없다”며 전폭적 권한 위임도 요구했다. 이에 당 일각에서는 김 전 위원장의 고압적 태도에 대해 여러 불만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뜩이나 김 전 위원장과 중진 의원 간 관계가 껄끄러웠던 터라 선대위 구성을 두고 주도권 다툼으로 비치는 모습이다.

윤 후보 입장에선 치열했던 경선 승리에 기여한 중진 인사들을 내치기 어려워 당의 화합에 무게를 두고 싶을지 모른다. 하지만 캠프에 모인 중진 다수가 친이·친박계 인사들이어서 이들을 전면에 내세우면 실패한 보수 정부의 부활로 비칠 소지가 다분하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현 정부에 대한 실망 여론이 크다고 해서 민심이 무작정 과거 회귀를 받아들일 리 없다. “윤 후보가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면서 결국 과거 정치인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 우려를 할 수밖에 없다”며 “혁신에 초점을 맞추지 않으면 본선 승리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김 전 위원장의 경고야말로 그가 왜 보수와 진보 정권을 넘나들며 킹 메이커 역할을 해왔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