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반세기만인 1998년 11월 18일, 마침내 ‘그리운 금강산’의 뱃길이 열렸다. 이날 오후 6시 현대금강호가 힘찬 뱃고동을 울리며 북한 장전항을 향해 동해항을 출항했다. 금강호에는 889명의 관광객을 비롯해 승무원 등 1,475명이 승선했다. 남북 분단 이래 일반인이 대규모로 북한 지역에 직접 들어가는 것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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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이튿날인 19일 북한 장전항에 도착했다. 관광객들은 선상에서 아침식사 후 곧바로 상륙, 장전항 출입국사무소에서 간단한 입국수속을 마친 뒤 오전 9시 30분부터 3개 조로 나뉘어 금강산에 올랐다.
당시 보도를 보면 영하 4도에 바람이 불어 체감온도는 영하 10도에 달했지만 800여 명의 관광객은 추위를 잊은 채 웅장하고 기묘한 금강산의 경관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금강호를 타고 함께 금강산을 찾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관광객 가운데 가장 먼저 배에서 내려 장전항에 나와 있던 북한 측 관계자의 영접을 받았으며 일반 관광객과는 달리 금강산초대소에서 하루를 보냈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10년을 공들인 금강산 관광은 1998년 11월 18일 시작해 2008년 7월 11일 박왕자씨 피격 사건을 계기로 중단되기까지 193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했다. 해로를 이용해 구룡폭포, 만물상, 해금강 3개 코스를 골라 둘러보는 금강산 관광은 2003년 육로로 이동 경로가 다양해졌고, 4년 뒤 내금강으로 관광 지역으로도 확대됐다.
2008년 중단된 금강산 관광은 지금까지 재개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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