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봉고 김영준(3년)이 11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9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16강전 부산고와 경기에서 역투하며 팀을 8강에 올려놨다.
김영준은 이날 3-1로 쫓긴 2회말 1사 1ㆍ3루 위기에서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7.2이닝 동안 104개의 공을 던지며 무실점(5피안타 1볼넷)으로 팀의 4-1 승리에 일등 공신이 됐다. 직구 최고 구속은 133㎞에 그쳤지만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력과 변화구가 일품이었다. 특히 부산고 라인업에는 삼성에 지명된 김상민(3년) 등 강타자들이 다수 포진돼 있었다. 김영준은 “누가 타선에 서든 자신있게 승부하려 했다”면서 “맞혀 잡자는 생각으로 던졌는데 제구가 잘 됐다”라고 말했다.
4-1로 앞선 9회말 마지막 수비에선 이날 경기 유일한 볼넷을 허용하는 등 흔들리는 모습도 보였지만 후속타자를 병살타로 잡아내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김영준은 “빨리 끝내야 하는 마음이 앞섰던 것같다”면서 “감독님이 ‘차분하게 하나씩 가자’고 주문하셨는데 잘 풀렸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김영준은 이미 이번 대회 앞선 세 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3피안타 2볼넷)으로 안정적인 투구 내용을 선보이는 등 4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 중이다. 김영준은 “올해 다른 대회에선 볼넷을 많이 내주곤 했는데 봉황대기에선 ‘차라리 안타를 맞자’는 생각으로 투구하니 오히려 성적이 좋아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롤모델은 KT 투수 주권이다. 김영준은 “주권 선배님 역시 맞혀 잡는 스타일로 내가 꼭 배우고 싶은 유형의 투수”라며 “KT가 올 시즌 한국시리즈에 올랐듯 우리도 결승까지 진출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