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진보 성향의 의견을 피력해 온 배우 김의성(56)이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때 남성들을 모욕했던 발언을 뒤늦게 사과했다. 집도 없는 데다 지우고 싶은 기억일 수도 있는 해당 발언까지 캡처해 올린 그의 행동을 본 누리꾼들은 대부분 "나이 들어 자기 잘못 인정하기 쉽지 않다" "멋진 어른"이라며 진정성을 인정했다. "2030 표 흡수하려는 수작" "정권 바뀔 거 같으니 빠져나가려는 것"이란 의심도 나왔다.
김의성은 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강남역 살인사건 때 저런 트윗을 남긴 적이 있습니다"며 "저 발언에 분노하고 상처 받으셨을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적었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여성 혐오' 범죄가 맞는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자 "그냥 남성 한 명으로 욕 좀 먹어라, 그게 뭐 그리 억울하냐 쪼다들아"라고 적었던 자신의 트위터 화면을 캡처한 파일도 이 글에 첨부됐다.
그는 "사건의 내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불특정 다수의 남성들을 싸잡아 모욕했다"며 "오랫동안 죄송하고 부끄러웠지만 마땅한 계기가 없어 사과드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포스팅이 제 마지막 정치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80년 광주를 겪은 세대로서 전두환의 민정당의 뒤를 잇는 세력과는 절대 함께할 수 없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철없다고 무시했던 젊은이들의 커뮤니티들을 돌아다녀 보며, 그분들이 저보다 더 편견 없이 꼼꼼히 정책을 따져 가며 정치적 지지를 결정하고 있다는 것을 보고 좀 놀랐다"고 털어놨다.
그는 "결국 우리의 시대는 지나가고 있고, 정치적 지향을 떠나서 젊은 세대들이 자신들이 살아갈 나라의 미래를 결정하게 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한번 씩의 대선, 총선, 지선을 보내고 나면 60이 넘어간다. 그 세 번의 투표를 끝으로 저도 투표를 은퇴하는 게 옳지 않을까? 고민 중이지만 아마도 그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글에 한 누리꾼이 "아저씨는 집 갖고 있나요? 집 갖고 있으면서 그런 소리 하면 양심이 없는 거예요"라는 댓글을 달았다. 서울에 주택을 보유하거나 다주택자인 인사들처럼 '부동산 내로남불'을 의심하는 시선에 김의성은 "양심은 모르겠고 집은 없네요"라고 답했다. 이 누리꾼은 "그렇다면 힘내세요"라며 진정성을 받아들였고, 김의성은 "죄송합니다"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이를 본 다른 누리꾼들도 "60이 다 돼 본인이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건 정말 대단한 능력"(Be**), "의외네. 어쨌든 잘못 인정하고 저런 의견 내는 건 멋지다"(세게때리다)고 칭찬했다.
특히, 보수 성향의 2030 회원이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서도 "욕하려 들어왔는데 뭐지? 사과를 하네"(NO.2***), "이게 6070한테 바라는 모습인데, 그 당 지지자들은 이것과 반대로 지배할려고 드니"(천공***), "와 굳이 저런 흑역사를 본인 입으로 꺼내서 성찰한다고? 안 좋게만 생각했었는데 좀 달라 보이네"(한탄***)라며 그의 행동을 높이 샀다.
반면 진의를 의심하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이들은 "정권 바뀔 거 같으니 슬슬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도 만듦"(바르*), "주변 남자들이 얼마나 눈총 줬겠나"(SFC****), "올라가는 집값은 김의성도 정신차리게 만드는구먼"(네라주리), "2030 표 흡수하려는 수작임. 현 정권 비판하지 않는 이상 안 믿어"(대승적**)라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