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예고된 게임업계의 신·구(新舊) 대작 맞대결에 게이머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주인공은 게임업계 맏형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W'와 신흥 강자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 출시 이전부터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어모았던 두 게임 흥행 여부에 따라선 양사의 향후 명운도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출시한 엔씨소프트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W는 구글, 애플 양대 응용소프트웨어(앱) 장터에서 매출 1위에 올랐다. 엔씨에 따르면 리니지W는 출시 첫날 역대 자사 게임 중 최대 일 매출을 기록했다. 2017년 '리니지M'(107억 원)의 기록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전체 이용자 수와 해외 이용자 비중도 가장 높다.
엔씨에게 리니지W의 성공은 절실했다. 올 초 4년 넘게 국내 매출 1위 자리를 차지했던 리니지M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이용자들은 엔씨의 사행적 수익구조에 실망하면서 불매 운동과 집단 트럭 시위까지 벌였다. 급기야 1위 자리를 카카오게임즈의 '오딘'에 내줘야 했던 엔씨는 기대작인 '블레이드 앤 소울2(블소2)'를 선보였지만, '리니지 재탕'이란 비판에 기대 이하 성적으로 체면만 구겼다.
엔씨 주가 또한 폭락했다. 올 2월 103만8,000원까지 치솟았던 엔씨 주가는 리니지W 출시 당일인 4일 중에는 57만4,000원으로 떨어졌다.
엔씨는 이번 신작 개발에 앞서 기존 비판받았던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해외시장까지 겨눌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 김택진 엔씨 대표는 지난 8월 진행된 온라인 쇼케이스에서 "마지막 리니지를 개발하는 심정으로 준비했다"며 "24년간 쌓아온 모든 것을 집대성한 리니지의 결정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출시 첫날 엔씨의 주가가 9.4% 급락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다음 날 4.8% 반등에 성공하면서 초반 흥행 가능성도 높이고 있다. 엔씨는 출시 첫날 예상보다 많은 이용자가 몰리면서 긴급하게 서버를 증설했다고 전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리니지W의 대호조는 블소2 실망감을 상당 부분 보완해줄 수 있을 만한 재료라고 판단한다"며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전 세계적 인기 1인칭 슈팅(FPS) 게임 장르인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크래프톤은 이달 11일 후속작인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를 선보인다. 신작은 세계관을 계승하면서도 한 차원 높은 그래픽을 모바일에서 구현했다.
2017년 출시한 배틀그라운드는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동시 1위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게임 상품 중 하나로 꼽힌다. 컴퓨터(PC)와 콘솔 게임기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7,500만 장 이상 판매된 가운데 모바일 버전의 경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지역에서 누적 다운로드 수 10억 건을 달성했다. 증권업계에선 올해 크래프톤 매출이 사상 처음 2조 원을 넘어서면서 엔씨, 넥슨, 넷마블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에선 하나의 게임에만 의존해온 크래프톤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이에 크래프톤은 이번 신작 성공에 힘입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축도 꾀할 방침이다. 전작의 이름값이 있는 만큼 신작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지난 2월 시작한 사전예약에서는 전 세계 5,000만 명이 몰리면서 한국 게임 사상 최다 기록도 달성했다. 김창권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신작 출시와 글로벌 흥행 성공은 그간 크래프톤이 가지고 있던 원게임 리스크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