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전반기 기념촬영에 나선 국회의원 296명이 마스크를 쓰고 한 번, 벗고 한 번 두 가지 버전으로 포즈를 취했다. 11일 오후 본회의에 앞서 국회 본청 앞 계단에 모인 여야 의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익숙한 방식으로 촬영에 응한 뒤 마스크를 벗어달라는 안내가 나오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반겼다. '마스크'와 '노 마스크'가 공존한 이날의 기념사진은 '위드 코로나' 시대를 상징하는 역사적 기록으로 남게 됐다.
이날 예정 시간보다 먼저 촬영 장소에 나온 박병석 국회의장은 의원들이 속속 도착하자 분주히 인사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주도했다. 촬영이 시작되자 의원들은 당연한 듯 마스크를 쓴 채 굳은 얼굴로 카메라를 응시했다. 표정이 담기지 않는 만큼, "하나 둘 셋!" 촬영 신호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첫 촬영이 끝나자 사회자는 "이제는 마스크를 벗고 촬영하는데, 이는 보건당국의 자문 절차를 마치고 행하는 행사"라고 안내한 뒤 "마스크를 벗고 촬영하는 동안 서로 간의 대화는 자제해 주기 바란다"며 방역 수칙 환기도 잊지 않았다. 곧이어 "모두 마스크를 벗고, 안경 쓰신 분은 눈동자가 잘 보이게 올리고, 온화한 미소를 지어 주세요~"라고 안내하자 의원들이 일제히 마스크를 벗으며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목젖이 보일 정도로 고개를 뒤로 젖히며 웃는 의원도 있었다. 두 가지 버전의 기념촬영을 마친 뒤 본회의장으로 향하는 여야 의원들의 발걸음은 한결 가벼웠다.
한편, 이날 기념촬영에서 가장 돋보인 스타는 맨 앞줄에 자리를 잡은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의 안내견 '조이'였다. 통상 맨 앞줄의 경우 정 가운데에 국회의장과 국회부의장이 자리 잡고, 좌우로 정당 대표, 상임위원장단, 휠체어를 이용하는 의원들이 차지한다.
국회의원 기념촬영은 제19대 강창희 의장 시절 관례화됐다. 정진석 당시 국회 사무총장(현 국회부의장)이 의정사를 살피다 1948년 제헌의원들의 기념사진은 존재하는데, 그 이후 기록 사진이 없는 점을 들어 "역사의 기록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부터다. 이후 기념촬영은 회기 전반과 후반기 각 한 차례씩 치르는 연례행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