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내놓은 인터넷영상서비스(OTT) '애플TV'가 4일부터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로써 넷플릭스, 디즈니와 함께 세계 3대 OTT 서비스가 국내 시장을 놓고 본격 경쟁을 벌이게 됐다.
특히 애플은 유료 서비스인 애플TV를 처음부터 구글의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도 제공한다. 유료 서비스 중에 처음부터 애플 기기를 벗어나 제공되는 경우는 애플TV가 처음이다.
애플은 안드로이드폰에서 앱이 아닌 인터넷 주소를 입력해 접속하는 웹 방식으로 애플TV를 제공한다. 애플은 정체성과 관련있는 앱만큼은 안드로이드폰용으로 내놓을 계획이 없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안드로이드폰 지원을 그만큼 OTT 경쟁이 치열해 더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한 애플의 고육책으로 보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이용 비중이 안드로이드폰 83%, 애플 아이폰 17%로 안드로이드폰 이용자가 절대적으로 많다. 따라서 애플 이용자만 겨냥해서는 OTT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힘든 실정이다.
애플이 국내에서 앞세우는 무기는 가격이다. 월 이용료가 넷플릭스는 기본형 9,500원, 12일부터 국내 제공되는 ‘디즈니+’는 9,900원인데 비해 애플TV 플러스는 6,500원으로 가장 저렴하다. 여기에 동시 접속할 수 있는 이용자가 넷플릭스와 디즈니+는 4명인데 비해 애플TV 플러스는 6명으로 가장 많다.
뿐만 아니라 애플은 음악 서비스 애플 뮤직과 인터넷 저장공간 서비스 아이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와 애플TV 플러스 등 4가지를 함께 묶어 1만4,900원에 할인 판매하는 '애플 원' 요금제를 내놓았다. 업계에서는 애플 원 요금제가 기존 아이폰 등 애플 기기 이용자들을 이탈하지 못하도록 묶어두는 강력한 수단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애플은 인터넷 접속 기능이 없는 TV 이용자들도 애플TV를 볼 수 있도록 '애플TV 4K' 셋톱박스를 23만9,000원에 별도 판매한다. 기본적으로 애플TV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스마트TV, '플레이스테이션5' 게임기 등에 애플TV 플러스 앱을 설치하고 회원 가입하면 볼 수 있다. 하지만 스마트TV가 아니면 셋톱박스를 연결해야 TV로 즐길 수 있다. 이 또한 인터넷 연결기능이 없는 구형 TV 이용자까지 잡겠다는 애플의 전략이다.
애플은 국내 서비스에 맞춰 김지운 감독과 배우 이선균이 주연한 드라마 '닥터 브레인'을 자체 제작해 이날 1회를 공개했다. 애플은 12일에 2회를 공개하고 윤여정, 이민호가 주연한 드라마 '파친코' 등 자체 제작 영상물을 계속 늘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