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내일부터 '대면 축제'… "2년 기다렸다" "굳이 해야 하나"

입력
2021.11.01 15:30
10면
사흘간 실내 무대에서 춤·노래 공연
관객은 70명 제한… 백신패스 적용도
'코로나 학번' 설렘 한편 감염 확산 걱정

"축제 한 번 즐겨보지 못하고 대학을 졸업할 줄 알았는데 다행이에요."

서울대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에 발맞춰 이달 첫 주 가을축제 기간에 대면 공연을 개최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입학해 캠퍼스 내 현장 축제를 즐겨 보지 못한 '코로나 학번'(2020년·2021년 입학생)을 중심으로 학생들은 2년 만에 재개되는 '오프라인 축제'를 반기는 분위기다. 다만 학내에선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을 제기하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접종 관객 대상 '오프라인 축제' 재개

서울대 총학생회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는 "가을축제 '관악의 밤' 오프라인 공연이 오는 2~5일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린다"고 1일 밝혔다. 첫날 보컬·힙합 등을 선보이는 '씽스틸러' 공연을 시작으로, 4일엔 밴드 공연 '폰서트 라이브' 1부, 5일엔 댄스 공연과 '폰서트 라이브' 2부가 각각 열린다. 3일엔 공연이 없다. 모든 공연은 현장 관객 앞에서 진행된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이전 축제처럼 학생들이 야외에서 자유롭게 행사를 즐기는 수준은 아니다. 공연장은 실내에 마련되며 관람객은 최대 70명으로 제한된다. 이른바 '백신 패스'도 적용돼 △2차 접종완료 후 2주 경과 △48시간 이내 유전자증폭(PCR)검사 결과 음성 △당일 교내 코로나19 신속분자진단 검사 결과 음성 가운데 하나를 증빙하는 관객에 한해 입장할 수 있다. 연석회의는 지난달 28일부터 나흘간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면 관람 신청을 받았다.

"첫 대학 행사 설렌다" "확산 걱정돼"

서울대 학생들은 오랜만에 열리는 대면 축제에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입학한 '코로나 학번'이라서 대면 축제가 처음이라는 이모(20)씨는 "온라인 축제가 열린 적은 있었지만 대학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후기 몇 개만 읽고 말았다"며 "동기들과 붙어 앉아 무대를 즐길 생각에 설렌다"고 말했다. 1학년 A(18)씨는 "잔디밭에 모이거나 주점을 즐기지 못하는 건 아쉽지만 2년 만에 축제에 갈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다"며 "벌써부터 (내년) 봄축제가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반면 대면 축제는 시기상조라는 반응도 있다. 3학년 정모(22)씨는 "생계가 끊긴 자영업자, 등교 못 하는 학생은 위드 코로나가 시급하지만 대학까지 나서서 대면 축제를 서둘러야 하나 싶다"며 "교내 코로나 확산 우려도 있는 만큼 위드 코로나 경과를 더 지켜봤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서울 시내 주요 대학 중 올해 가을축제에 대면 행사를 열었거나 열 계획이 있는 곳은 지난달 26~29일 축제 기간에 대운동장에서 게임을 진행한 건국대 정도가 전부다. 다만 위드 코로나가 자리잡을 내년 봄부터는 학사 일정이 정상화하면서 대학가 전반이 대면 축제를 재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