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 주문 2배로 늘렸어요" 영업 제한 해제에 들뜬 식당·카페

입력
2021.10.3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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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일부터  식당·카페 영업시간 제한 해제
식당·카페 "기대" 속  노래방 등은 '백신패스' 불만
변수 없을 시 내년 3월 7일 거리두기 전면 해제

“영업시간 제한이 풀린다고 해서 식자재 주문량을 2배 이상 늘렸습니다. 이제 좀 바빠져야죠.”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시행을 하루 앞둔 31일, 서울 종로구에서 곱창집을 운영하는 박모(47)씨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기대에 찬 목소리로 이와 같이 말했다.

11월 1일부터 오후 10시까지였던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되면서, 저녁 예약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월, 수, 목요일은 저녁시간 예약이 거의 마감됐고, 다른 요일에도 예약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 박씨는 “지난 1년 반 넘게 영업제한 때문에 매출, 월세, 대출 등 걱정거리뿐이었는데, 오랜만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설렌다”며 “일상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된 만큼, 장사만큼 방역도 철저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업시간·모임인원 제한 해제에 웃음 되찾은 소상공인

‘위드 코로나’ 정책 시행을 앞두고 소상공인들이 웃음을 되찾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1월 1일부터 6주간 유흥업소를 제외한 모든 생업시설의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된다. 대부분의 다중이용시설에서는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수도권 10명, 비수도권 12명의 모임이 가능해진다.

다만 식당, 카페의 경우 모임 인원 중 미접종자가 4명을 넘으면 안 된다. 위드코로나 정책 운영 기간에 중증환자 급증 등의 변수가 없다면 12월 13일부터 2단계, 내년 1월 24일부터 3단계로 전환되며, 3월 7일부턴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다.

본격적인 일상 회복이 시작되면서 소상공인들은 분주한 모습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지난 611일간의 어려웠던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식당 주인들은 식자재 준비에 여념이 없고, 카페에선 원두, 우유 등을 주문하기 바쁘다. 24시간 상영이 가능해진 영화관의 경우 이미 심야영화 예매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서울 서초구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신모(52)씨는 횟감과 주류를 지난주보다 3배가량 주문했다. 이번 주 저녁 단체 예약이 마감됐기 때문이다. 신씨 가게의 한 주간 저녁 예약이 꽉 찬 건 1년 반 만에 처음이다. 신씨는 “위드 코로나 시행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단골부터 일반 손님들까지 저녁 예약이 빗발쳤다”며 “상황을 보고 주방이나 서빙할 종업원도 더 뽑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노래방·헬스장 등 '감염 고위험' 업종 "별도 구제 방안 필요" 호소

하지만 정부의 위드 코로나 정책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소상공인들도 적지 않다. ‘접종증명·음성확인제(백신패스)’를 적용받는 노래방, 헬스장, 목욕탕 등 일부 ‘감염 고위험’ 업종 소상공인들은 위드 코로나 이후에도 매출 회복이 크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석 한국코인노래방협회장은 “홍대 등 번화가에서 노래방을 찾는 손님 중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비율은 50%에 불과할 텐데, 백신패스는 너무 배려가 없는 조치”라며 “일상 회복을 느낄 수 없는 일부 소상공인들을 위한 구제 방안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목욕탕을 운영하는 황모(72)씨는 백신패스 정책의 실효성을 지적했다. 예방접종 완료를 증명하기 위한 절차가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못한 노년층에게 불편하다는 것이다. 황씨는 “노인들이 동네 목욕탕에 올 때 스마트폰을 가져 오지 않는 경우도 많고, 스마트폰에서 증명서를 찾을 줄 모르는 사람도 많다”며 “손님들이랑 실랑이를 할 걸 생각하면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일상 회복의 일환으로 지난 27일부터 신청·지급을 시작한 ‘손실 보상’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신청 첫날 홈페이지 먹통으로 혼란을 빚은데 이어 지급된 보상액이 지나치게 부족하다는 것이다. 경기 부천시에서 PC방을 운영하는 김모(36)씨는 “3개월 동안 매출이 수백만 원 줄었는데, 지급된 보상액은 30만 원에 불과하다”며 “터무니없는 액수에 이의 신청을 하려고 하는데, 준비해야 하는 서류나 절차 등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류종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