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를 앞두고 서울시가 기증유물특별전을 개최한다. 서울역사문화박물관에서는 29일부터 내년 3월 6일까지 청계천 복원사업 등에 핵심적으로 참여한 1세대 도시학자 고 강병기 전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가 기증한 자료를 전시한다. '어느 도시학자가 꿈 꾼 서울'이라는 제목의 이번 특별전에는 강 전 교수 측이 2017년 서울시에 기증한 유물들이 전시된다. 강 전 교수 기증 자료 전시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그가 설계에 참여한 사업들이 우리 현대사의 주요 장면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수학한 강 전 교수는 1959년 남산 국회의사당 설계 공모에서 당선됐다. 하지만 5ㆍ16군사쿠테타로 정권이 교체되면서 건립이 무산돼 설계도면과 사진만 남아 이번에 전시된다. 1970년대부터 강 전 교수는 경북 경주 보문단지와 수도권 정비계획, 서울 목동 신시가지 개발사업 등의 설계에 참여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프로젝트의 계획서 및 보고서와 그간 공개되지 않았단 대외비 문서도 전시된다.
강 전 교수는 이미 1980년대 최근 회자되는 역세권 중심의 고밀도 도시개발 방식인 ‘로사리오 계획’을 제안했다. 주택과 일자리 공급과 관련, 역세권 중심으로 고밀도로 이뤄지도록 서울시 공간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는 제안을 40여년 전에 했을 정도로 시대적 감각도 앞서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용석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위드 코로나와 함께 시작하는 이번 전시가 서울 곳곳에 배어 있는 강 전 교수의 도시철학과 사상을 시민들에게 소개하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