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7일 '이재명표 개혁'에 방점을 찍은 현장 행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 후보는 서울 관악구의 신원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만났다.
이 후보는 전통시장을 찾은 정치인이 주로 하는 '먹방' 대신, 온누리상품권을 활용한 '쇼핑'을 이날의 메인 콘텐츠로 삼았다. 이 후보는 점포를 일일이 방문하며 물건을 골라 온누리상품권으로 직접 결제했다. 지역화폐를 쓰면 지역 상권을 살릴 수 있다는 본인의 지론을 담은 '퍼포먼스'다.
경기지사 시절 지역화폐로 지급한 '전 도민 재난지원금'을 언급하며 자신의 강점을 어필하기도 했다. "세금을 많이 낸 사람에게 돈을 많이 줘야 한다"는 한 상인의 뾰족한 질문에 이 후보는 "맞다"며 여유를 보였다. "경기도민에겐 재난지원금을 다 지급한다. 앞으로 공평하게 하겠다"고 웃으며 답했다.
이 후보는 이어 전국에서 모인 소상공인들과 지역화폐 확대를 주제로 간담회를 했다.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된 '이재명표 개혁'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이 후보는 "코로나가 끝난 것도 아니고 경제가 호전된 것도 아닌데 지역화폐를 줄인다는 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얘기"라며 정부의 내년도 지역화폐 예산 증액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후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 대한 손실보상 하한액(10만 원)이 너무 낮다며 "지급하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 받으면 화날 것"이라고 했다.
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정식품을 먹을 자유' 발언을 의식한 듯 "대중음식점의 허가 총량제를 운영해볼까 하는 생각이 있다"고 했다. 국가가 음식점 등 자영업 창업 조건 강화해 '무리한 창업→폐업'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끊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는 "자살할 자유는 자유가 아니다"라며 "선량한 국가에 의한 선량한 규제는 필요하다"고 했다.
시장을 찾은 시민들은 이 후보에게 사인을 요구하거나 사진을 함께 찍자면서 관심을 보였다. 이 후보는 시민이 데리고 나온 반려견을 끌어안고 같이 사진을 찍는 등 적극적으로 스킨십을 하며 호응했다.
'경선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한 '원팀 행보'도 계속됐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이낙연 전 대표를 도왔던 정태호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관악구)를 첫 민생 행보 방문지로 정한 건 원팀을 다지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시장 방문을 마친 후 대선후보 경선 경쟁자였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점심 식사를 함께했다. 추 전 장관은 곧 출범하는 이 후보의 대선 본선 선대위에서 명예선대위원장직을 맡아 돕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