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오달수 "당연히 있어야 할 자리... 판단은 관객의 몫" (인터뷰)

입력
2021.10.26 13:15

배우 오달수가 스크린에 복귀한 소감을 밝혔다. 미투 논란으로 한동안 활동을 중단했던 그는 어떤 마음일까.

오달수는 최근 진행된 서면 인터뷰를 통해 영화 '요시찰'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이 작품은 감방을 배경으로 여러 사람들이 모여 삶과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 놓는 블랙 코미디 영화다.

'요시찰'은 2018년 미투 가해자로 지목되고 활동을 중단했던 오달수의 복귀작이다. 앞서 두 여성이 각각 1990년대와 2000년대 초 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했으나, 경찰은 오달수 관련 의혹에 대해 내사 종결했다. 피해를 주장하는 이의 신고, 피해 사실 소명이 없었으며 공소시효가 끝났기 때문이다.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온 느낌"

카메라 앞에 다시 선 오달수는 "낯설지 않았다. 어제 연기하고 온 느낌이었다. 당연히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것 같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깊은 속마음을 꺼내놓기도 했다. "매 작품 개봉 때마다 관객들이 작품을 어떻게 평가할지, 어떻게 느낄지 생각하면 두려움이 앞선다. 관객들은 냉철하다. 바라보고 솔직하게 평가해 준다"는 말을 통해서다.

'요시찰'은 오달수에게 큰 의미를 지니는 작품이었다. 그는 "다시 연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연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 생각이 나기도 하고 새로 시작한다는 느낌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촬영"

오달수가 맡은 역할은 신이다. 신은 자신이 진짜 신이라고 생각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인물이다. 오달수는 "대본상에서는 관념적인 인간인 듯하지만 첫 등장 장면부터 신은 아닌 것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상한 분위기를 풍기는 엉뚱한 사람의 캐릭터를 잡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자칫 어려워질 수 있는 캐릭터를 단순화시켰다. 예를 들어 사기 전과가 있다고 가정을 세워 본다든지 사기꾼이 돈 이야기를 할 때 눈을 번쩍 뜬다든지 하는 어리숙한 면도 보여주면서 쉽게 풀었다"고 했다.

함께 호흡을 맞췄던 이들에 대해서도 들어볼 수 있었다.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다는 오달수는 "배우들과 현장에서 허물없이 지냈다. 서로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아 쉬는 시간에 살아온 이야기들도 하고 재밌는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지만 일주일 내내 같은 현장에 있다 보니 쉽지 않은 현장 속에서도 서로 위안 삼아 가며 좋은 분위기로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판단은 관객의 몫"

이 영화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까. 오달수는 "관계들의 갈등 속에서 관객들에게 감독이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러면서 "나도 작품을 끝내고 나면 영화를 보고 느끼는 관객이다. 작품을 보고 판단하는 것은 관객의 몫으로 남겨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감방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보며 극적이고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를 떠올리기도 했다. 또한 "연극적이다"라고 작품의 매력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영화 '와일드' 촬영을 마치고, 차기작을 검토 중이다"라고 활동 계획을 밝혔다.

오달수의 복귀작 '요시찰'은 지난 13일 OTT를 통해 개봉했다.

정한별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