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디도스라더니... KT "사고 원인은 내부 라우터 오류"

입력
2021.10.2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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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25일 오전 11시 20분경 전국적으로 발생한 유·무선 인터넷 마비 상황의 원인에 대해 "라우팅(네트워크 경로 설정) 오류"라고 설명했다. 당초 KT는 이번 사태를 외부의 대규모 분산서비스거부공격(디도스)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KT는 이날 오후 언론에 "초기에는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해 디도스로 추정했으나 면밀히 확인한 결과 라우팅(네트워크 경로 설정) 오류를 원인으로 파악했다"며 "정부와 함께 더욱 구체적인 사안을 조사하고 파악되는 대로 추가 설명을 하겠다"고 입장문을 보내왔다.

라우팅 오류란 데이터 센터들 간의 네트워크 트래픽 경로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잘못 연결되면서 발생한 오류를 말한다. 사거리에서 교통 신호 체계에 오류가 생기면서 교통이 마비되는 현상을 생각하면 된다.

KT는 사고가 발생한 지 30분쯤 지난 11시 50분에 "11시경에 KT 네트워크에 대규모 디도스 공격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KT 위기관리위원회 즉시 가동, 신속 조치 중"이라고 안내한 바 있다. 하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조사 결과 외부 공격의 흔적이 없어 디도스 공격이 아닐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KT 관계자는 "초기에는 트래픽 과부하로 디도스 공격으로 봤었다"며 "내부 오류인만큼 장애를 순차적으로 해결했다"고 말했다.

한편 KT의 유선 또는 무선 인터넷 이용자의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해지면서 피해는 전국 각지에서 발생했다. 우선 KT 통신망을 통해 운영되는 여러 대형 사이트들도 접속이 막혔다. 증권사 홈트레이딩 시스템(HTS),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등의 접속도 일부 오류가 보고됐다. 또 KT 인터넷을 이용하는 식당, 상점 등 매장에서도 신용카드 결제가 작동하지 않아 소상공인들과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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