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 빌린 돈 대신 갚아라" 흉기·펜치로 위협한 10대

입력
2021.10.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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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죄질이 상당히 좋지 않아"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

지인이 빌린 돈을 대신 갚으라며 자신보다 두 살 어린 피해자를 청테이프로 묶은 뒤 흉기와 펜치로 위협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10대가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2부(부장 김상우)는 특수강도 및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된 A(17)군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했다고 25일 밝혔다.

A군은 지난 7월 5일 오후 4시 8분쯤 인천 서구 한 아파트에서 B(15)군의 몸을 청테이프로 묶은 뒤 흉기와 펜치로 위협해 B군의 어머니 돈 50만원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B군의 지인인 C씨가 자신에게 42만원을 빌려간 뒤 연락을 피하자 B군에게 C씨를 데려오거나 빌린 돈을 대신 갚지 않으면 죽이거나 이빨을 뽑아버리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A군은 지난 7월 4일 오후 11시 29분쯤 인천 서구 한 길거리에서 B군이 C씨를 잡아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리를 걷어 차 넘어뜨리고 인근 공사장으로 데리고 간 뒤 욕설을 하며 얼굴과 명치를 때리기도 했다.

그는 B군에게 "장기 매매 할 수 있다"며 C씨를 데려오라고 강요했으나 B군이 거부해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범행 수법, 내용 등에 비춰 죄질이 상당히 좋지 않다"며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는 적지 않은 위협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해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고인이 만 17세에 불과해 교화를 기대할 여지가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환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