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공약으로 '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를 약속해 '이남자(20대 남성) 표심' 공략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비판을 받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공개 반박에 나섰다. 윤 전 총장 측은 "무고죄를 엄격하게 적용해 해석하면 성범죄 신고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공정한 양성평등 공약"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 대선캠프의 장예찬 청년특보는 23일 논평을 내고 "양성평등 공약에 포함된 무고죄 처벌 강화를 매도하는 일부 정치인들이 오히려 젠더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당사자인 청년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사회의 공정을 추구하는 청년공약"이라고 주장했다.
장 특보는 "무고죄 처벌 강화는 사법 시스템을 악용하는 일부 상습 무고행위자들을 막고, 선의의 피해자 발생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라고 했다. "무고죄는 집행유예나 벌금형 처분 비율이 무척 높은데, 강력범죄 무고의 경우 선고형의 하한을 설정해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무고죄 성립에는 무고의 고의가 필요하고, 이를 엄격하게 적용해 해석한다면 성범죄 신고의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21일 무고죄 처벌 강화가 담긴 청년 공약을 발표했다. 무고죄는 강력범죄의 경우 선고형을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조정하고,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성폭력특별법)에 무고 조항을 별도로 신설한다는 내용이다. 현재 무고죄는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형이다.
그러나 성폭력특별법에 무고죄를 신설하거나, 무고죄 처벌에 하한을 둬 형량을 무겁게 하면 성폭력 피해 신고를 가로막을 수 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21일 논평을 통해 "지금까지 이뤄진 성범죄 신고가 '거짓말 범죄'라고 전제하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공약"이라며 "성범죄 가해자가 무고죄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옥죄는 현실을 더 강화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도 22일 "무고죄는 현실에서 성폭력 피해자의 입을 틀어막는데 활용되는데, 성폭력특별법에도 신설하겠다는 건 피해자에게 한번 더 굴레를 씌우는 일"이라며 "2017~2018년 통계를 살펴보면 무고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례는 6.4%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무고죄 강화는 미투(Me Too·성폭력 고발) 운동 이후 2030세대 남성들이 주로 주장해온 만큼, 이남자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비판도 있다. 강 대표는 "윤 전 총장이 말하는 청년에 여성은 없느냐"며 "여성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강화하는 행위는 공정한 것도 청년을 위한 것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장 특보는 "여성 청년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감독제 운영, 강력 성범죄 차단을 위한 보호수용제 도입, 권력형 성범죄 근절 등 강력한 조치를 공약으로 제시했다"며 특정성별에 치우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