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사과' 사진 속 손 주인은...윤석열 "직원 꺼" 누리꾼들 "글쎄~"

입력
2021.10.2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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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 '개 사과 논란' 사과와 해명
김건희씨가 직원과 집 근처 사무실서 찍었다 설명
누리꾼들, SBS 화면·개 동공 사진 들어 의문 제기
일부선 호남 비하 문구 들어 "일베다" 비판하기도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을 조롱하는 듯한 '사과' 사진으로 인해 연일 진땀을 흘렸다. 그가 직접 해명도 했지만, "국민을 개 취급한다"며 등돌린 여론이 쉬이 돌아올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이 '전두환 옹호 발언'에 뒤늦게 "송구하다"며 논란을 일단락하는 듯한 분위기는 사진 한 장으로 확 바뀌었다. 그의 반려견 '토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이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인 '토리스타그램'에 올라온 것이 발단이었다. 누리꾼들은 "국민을 개로 보네"라며 놀라움과 함께 분노를 드러냈다.

앞서 윤 전 총장이 사과를 잡고 있는 '돌잡이' 사진을 올렸다가 "사과는커녕 상황을 희화화했다"는 비난이 일었기 때문에 대중은 더욱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마저 "뭐 이런 상식을 초월하는…착잡하다"며 말을 잇지 못할 정도였다.

이에 윤 전 총장 캠프 측은 "SNS 실무자들이 계절 특산물인 사과를 주제로 여러 얘기를 올려본다는 계획이었다"며 "'전두환 발언' 사과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우연히 시점이 맞아떨어져 괜한 오해를 샀다는 해명이다. 이어 이날 낮 해당 인스타그램 계정 문을 닫았다. 7월 국민들과 소통 창구로 활용하겠다며 야심차게 문을 열어 반려견을 사람으로 삼고 다양한 사진과 함께 재치있는 게시글을 올리며 지지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지만 문을 연지 석 달 만에 폐쇄된 것.

그러나 네티즌 수사대는 가만있지 않았다. 지난달 윤 전 총장이 사상 처음 방송에 자택 내부를 공개하며 화제가 됐던 SBS 예능프로그램인 '집사부일체' 방송 화면을 샅샅이 뒤졌다. 당시 윤 전 총장의 거실 등 내부 곳곳을 확대해서 당시 이미지와 개 사진 속 모습을 비교했다.

또 사진 속 개의 동공을 확대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곳곳에서 "반려견 눈동자에서 다리를 벌리고 앉은 남성과 여성의 모습이 보인다"는 의문도 나왔다.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논란이 된 사진을 직접 찍었고, 그 모습을 윤 전 총장이 지켜보고 있었단 취지의 주장이었지만, 육안으로 확실히 식별하기는 어려워보였다.



윤석열 "모든 불찰과 책임은 제 탓...국민께 사과"

윤 전 총장도 수습에 나섰다. 그는 이날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후보자 6차 TV토론에서 "반려견을 데려간 건 제 처(김건희 씨)로 생각이 들고, 캠프 직원이 (사진을) 찍었다고 들었다. 기획은 제가 했다"고 말했다.

1대1 맞수토론 상대인 유승민 전 의원이 "이 사진 누가 찍었나"고 묻자 "저희 집 말고 집 근처 사무실에서 찍은 것 같다. 제가 듣기로 우리 집이 아니고, 캠프에 SNS 담당하는 직원이 와서 찍었다고 들었다"며 이렇게 답했다.

이어 유 전 의원이 '사과를 준 사람은 윤 후보 아닌가'라고 물은 데 대해선 "캠프 직원인 걸로 안다. 저는 그 시간에 대구 (TV) 토론을 마치고 서울에 올라온 게 새벽 1시 반쯤이었다. (사진을 찍은 건) 그 전인 거 같다"고 했다.

대구 TV토론은 20일 오후 진행됐다. 윤 전 총장 설명대로라면 '반려견 사과' 사진을 촬영한 시점은 논란의 발언이 나온 다음날인 20일인 셈이다. '반려견 사과' SNS가 올라온 것은 사과가 이뤄진 당일인 21일 밤이었다.

인스타에 해당 사진을 게시한 사람에 대해서는 "캠프에서 올렸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이 "윤 후보가 국민에게 잘못했다고 사과하고, 불과 10시간이 지나서 인스타그램에, 그것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을"이라며 "캠프 관계자가 국민을 완전히 '개 취급'하는 사진을 올린다"고 꼬집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사과를 주는 장면에 나오는 강아지는 제가 9년 동안 자식처럼 생각하는 가족이고,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그 생각이 틀렸다기보다 제 불찰"이라며 "사과와 관련된 스토리를 인스타그램에 올리도록 한 것도 일단 저다"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인스타그램을 직접 하지 않고 가끔 볼 때가 있지만 바쁘니 잘 못 본다"면서도 "여기에 관련된 모든 불찰과 책임은 제가 지는 게 맞다. 국민들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인스타그램 계정을 폐쇄한 것과 관련해선 "제가 이런 식으로 할 거면 폐쇄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논란의 시작이었던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해서는 당 안팎의 '사과' 요청에도 불구하고 50시간이 지나서야 "송구"하다고 했던 반면 '개 사과 사진'에 대해서는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TV토론에서 사과를 한 것.

그러나 논란이 쉽게 가라앉을지는 미지수다. 윤 전 총장이 직접 해명했으나 명확한 답변 보다는 "집 근처 사무실에서 찍은 듯하다" "캠프 SNS 담당 직원으로 안다" 등 여지를 두는 듯한 답변으로 개운치 않다는 지적도 나와서다.



또 다른 불씨...토리스타그램 속 일베 논란

일부에서는 '일베(일간베스트)' 논란까지 제기하고 있다. 먼저 논란이 된 인스타그램 글의 해시태그가 보수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호남·호남인을 비하하는 용어라는 지적이 나왔다.

'#나랜대예' '#나래도예' '#유리집괭이들은_인도사과안묵어예''#느그는 추루무라' 등 4개의 해시태그에 대해 한 누리꾼이 해당 해시태그를 모두 해석하면 "전라도 애들아 우리는 너희들처럼 인도주의 찾는 그런 사과 안 먹는다. 너희들이나 처먹어라!'가 된다고 주장한 것이다.

또 개 사과 사진 자체도 문제라는 비판도 있다.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은 2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토리스타그램이라는 계정은 윤석열씨 개 사진을 올리는 계정이다. 그 개는 윤씨 집에서 키우는 개"라며 "그 집에서 손에 사과를 들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이번 사태를 극단적 성향의 일베 유저들이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호남을 비하하는 행태에 비유했다. 신군부에 저항하다가 사망한 광주 시민 시신을 두고 일베 유저들이 "홍어 포장 완료" 등으로 조롱한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김 대변인은 "윤석열캠프는 일베들의 놀이터"라며 " '아니 어떻게 광주와 호남에 사과를 하느냐, 사과는 개나 줘라'라는 의미에서 이 사진을 사용한 것 외에는 (사진을 게시한)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변인은 "이따위 인간들과 일하고 있는 윤석열 후보는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캠프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윤 전 총장 내외의 반려견 중 '나래'라는 이름을 가진 유기견이 있으며, 이전에도 비슷한 형태로 '나래'라는 이름을 담은 해시태그를 여러번 사용했다"며 '전라도 비하' 해석은 과도한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박민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