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들이 22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제대로 수사하고 있지 않다며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했다. 전날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유동규씨를 구속기소하면서 배임 혐의를 적시하지 않는 등 의혹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 등 의원 20여 명은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를 방문, 김오수 검찰총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은 ‘그분이 누군지 국민은 알고 있다’ 등의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나눠 들었다.
대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문제로 난색을 표하며 '5명 이내로 출입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들었다. 의원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공작 수사 조작하는 검찰은 각성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청사 방호원들과 2시간 30분가량 대치했다.
이 과정에서 김 원내대표는 “구속영장에 있던 범죄사실을 빼놓고 기소한 전례가 있는가”라면서 “검찰총장이 국민의 분노를 전한다는 대표들을 두려워해 콘크리트 장막 안에 숨었다”고 거세게 항의했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전날 오후 늦게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한 유동규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부정처사 후 수뢰(약속)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하지만 유씨 구속영장에 적시했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은 수사가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기소 혐의에 넣지 않았다.
의원들은 오후 1시 30분쯤 박성진 대검 차장검사를 만난 뒤에야 대치를 풀고 해산했다. 박 차장검사는 “(유씨의) 구속 만기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 충분히 수사할 만큼 하고 (기소했다고) 그렇게 보고받았다”며 “증거와 절차에 따라서 철저히 수사하고 있다. 염려하시는 것 잘 새겨서 업무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측은 ‘이재명 비리방지 특별법’을 발의하면서 이달 25일 법제사법위원회 긴급 소집을 요구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김오수 총장,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 출석을 요구하는 한편, '대장동 특별검사(특검)' 도입을 재차 요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