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세계 1위 미국과 0-0… 적장도 극찬한 윤영글 선방

입력
2021.10.2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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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 관중 속 선전으로 미국 '홈 22연승' 제동
결정적 슛 모두 막은 '벤치' 윤영글 "꿈이 현실로"
27일 미네소타 세인트폴에서 2차 평가전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미국과의 평가전 첫 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뒀다. 그동안 주로 벤치에 머물렀던 골키퍼 윤영글(한수원)이 선발로 출전, 환상적인 '선방쇼'를 펼치며 무실점 경기를 이끌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대표팀(FIFA 랭킹 18위)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캔자스주 캔자스시티의 칠드런스 머시 파크에서 열린 미국과의 친선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세계 최강' 미국의 홈 경기 22연승을 끊어낸 값진 무승부다.

미국은 월드컵과 올림픽에서 4차례씩 우승한 팀이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객관적 전력에서 밀렸다. 또 이날 미국 팬들은 경기장 1만8,000여 석을 가득 메웠다.

초반부터 미국은 파상공세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한국은 위축되지 않고 적극적인 압박으로 맞섰다. 몇 차례 실수가 위기로 이어지긴 했지만 골키퍼 윤영글의 선방이 빛났다. 그는 전반 19분 켈리 오하라(워싱턴)의 크로스를 받은 린지 호런(포틀랜드)의 헤더를 선방했고 1분엔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쏜 알렉스 모건(올랜도)의 슈팅을 다리로 막아냈다.

경기를 주도하고도 득점이 나오지 않자 미국은 결국 '백전노장' 칼리 로이드(뉴욕FC)를 투입시켰다. 로이드는 후반 31분 수비진을 따돌린 뒤 회심의 왼발 슛을 날렸지만, 이 역시 윤영글이 발을 쭉 뻗어 막아냈다. 윤영글의 활약에 상대팀 블라트코 안도노프스키 감독도 "오늘 상대 골키퍼가 한국에서 제일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한국에는 최고의 선수였지만 우리에게는 그 반대였다"고 극찬했다.

윤영글은 경기를 마친 뒤 "골키퍼로서 실점하지 않고 경기를 마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대표팀의 수문장 김정미(현대제철)에 가려져 주목을 받지 못했던 윤영글은 "벤치에 앉아 있으면서 이런 시간을 많이 기다렸다. 그동안 항상 상상하고 꿈꾸던 것들이 오늘 현실로 일어났다"며 기뻐했다.

대표팀은 오는 27일 미네소타주 세인트폴 알리안츠 필드로 장소를 옮겨 미국과 두 번째 평가전을 갖는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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