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10년 전 국제은행 도이체방크의 리보금리(런던 은행간 금리) 조작을 제보한 전 도이체방크 직원에게 사상 최대 규모인 2만 달러(약 2,300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2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CFTC는 이번 보상금이 “적절한 시점에 이뤄진 제보로 파생상품 불법 거래의 직접적인 증거를 확보할 수 있었으며, 미국 내 다른 규제기관과 해외 기관들도 조사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CFTC는 제보자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 정부는 공익신고자 정보는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이번에 수여된 포상금은 사상 최대 규모로, 지난해 10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신고자에게 지급한 1억1,400만 달러(약 1,343억 원) 기록도 뛰어넘는다. CFTC는 2014년 내부 고발 프로그램을 도입한 이후 이날 상금을 포함해 총 3억 달러(약 3,535억 원) 이상을 지급했다. 신고자는 조사를 통해 부과하는 과징금의 10~30%를 포상금으로 받을 수 있다.
FT는 이번 포상금 지급 액수가 도이체방크와 미 규제당국이 리보금리 조작문제와 관련해 25억 달러(약 2조8,000억 원)의 벌금 부과에 합의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리보금리 조작 사건은 10년 전 바클레이즈, 도이체방크, 소시에테 제네랄레 등의 은행들이 개입해 금리를 조작함으로써 국제 금융에 혼란을 일으킨 사건으로 내년에 공소시효가 만료된다.
CFTC는 의회에 설립된 펀드를 통해 포상금 재원을 마련한다. 펀드는 CFTC가 징수하는 과징금으로 조성된다. CFTC는 포상금제를 통해 현재까지 30억 달러(약 3조5,350억원) 이상의 과징금을 징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