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예정된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자민·공명 연립여당이 과반 의석(233석·전체 465석) 유지는 물론 ‘절대 안정 다수’(261석) 확보도 기대되는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야권이 후보 단일화 전선을 구축, 여야 1대1 구도로 접전 중인 곳이 많아 자민당 단독과반 확보는 불확실한 분위기다.
요미우리·니혼게이자이·마이니치신문 등이 19, 20일 조사해 21일 각각 발표한 '선거 초반 정세분석'을 종합하면 이 같은 전망이 유력하다. 언론사들이 조사한 표본을 다 합치면 18만 명이 넘는다. 각각 분석 결과는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승리 기준선’으로 제시한 자민·공명당의 과반 의석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실제 정치권에서 기시다 내각의 승패 기준으로 간주하는 자민당 단독 과반 달성에 대해선 확신하지 못했다. ‘희망의 당’과 입헌민주당, 일본공산당 등 야권이 완전히 분열돼 대패한 2017년과 달리, 이번에는 70%에 해당하는 140개 선거구에서 야당 단일 후보가 성사됐기 때문이다.
자민당의 단독 과반 가능성에 주저한 요미우리신문은 “276석이던 자민당은 소선거구(지역구)에서 우위를 점하는 후보가 120명 안팎에 머물고 있다”며 “40명 이상이 열세로, 야당 단일 후보에 고전하는 선거구가 눈에 띈다”고 보도했다. 다만 자민당은 소선거구에선 고전하지만 비례에서 자민·공명 모두 의석을 늘릴 것으로 예상돼 양당을 합치면 ‘절대 안정 다수’로 불리는 261석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입헌민주당은 단일 후보 효과로 접전 중인 지역에서 승리할 경우 이전 110석에서 최대 130석까지 늘릴 것으로 예상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89개 소선거구의 40%에서, 마이니치신문은 20%에서 여야 후보가 접전을 벌인다고 분석했다. 마이니치는 특히 자민당이 소선거구뿐 아니라 비례 의석도 줄어들 것이라며 연립여당의 절대 안정 다수 의석 확보도 확실치 않다고 내다봤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야권이 후보 단일화를 진행한 213개 선거구 중 절반인 97곳에서 야권이 우세 또는 접전 중이지만 야권이 분열된 72곳에선 우세 또는 접전이 7곳에 그치는 등 후보 단일화 효과가 선명했다. 4년 전 3만 표를 얻었던 공산당 후보가 중의원 해산 직전 후보단일화를 위해 사퇴한 지바 8구는 입헌민주당의 신인 후보가 현직 자민당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파악됐다.
세 신문 모두 오사카 지역정당에서 시작해 우파 포퓰리즘 성향을 내세워 간사이 지방에서 세를 키운 일본유신회가 현재 11석에서 3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약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진보 정당인 공산당과 레이와신센구미도 비례 중심으로 현재 12석에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민민주당은 현재 8석을 유지하거나 약간 못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대부분 매체가 이달 초 기시다 내각 출범 당시 조사했던 내각 지지율과 자민당 지지율이 이번 조사에선 조금씩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기시다 내각이 출범했지만 인사나 정책에서 이전 아베 신조, 스가 요시히데 내각을 계승하는 듯한 모습이 지지율 하락의 이유로 풀이된다.
투표율도 관건이다. 자민당은 조직표가 탄탄해 투표율이 낮을수록 유리하다는 게 정설이다. 요미우리 조사에서 ‘투표장에 반드시 가겠다’고 답한 경우는 77%로 높았다. 2017년 같은 응답이 69%, 실제 투표율은 53.68%였다. 중의원 선거에 ‘관심이 있다’는 ‘매우’(59%)와 ‘다소(32%)’를 합해 91%에 이르렀다. 특히 70세 이상 연령층에서 ‘반드시 간다’(80%)와 ‘매우 관심 있다(63%)’는 비중이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