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21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달 검찰에 압수수색을 당하기 직전에 통화한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다고 특정하며 "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현재 복심이면서, 유동규까지도 잘 알고 달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다.
원 전 지사는 유 전 본부장과 당시 2시간 넘게 통화를 나눈 그 인물이 전화하는 걸 옆에서 직접 지켜본 사람에게 제보를 받았다며, "확신할 때는 근거가 있다"고 자신했다. 제보자에 대해선 "민주당 내부 또는 바깥의 사람이다. 그 내부는 복잡하니까"라고만 했다. 다만 "제보가 있다는 것까지는 공개할 수 있는 팩트이지만, 그게(제보한 사람이) 누구냐 그 사람 출연시킬 수 있냐, 그건 안 된다. 보호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유 전 본부장은 지난달 29일 검찰이 자택 압수수색을 하기 직전 누군가와 약 두 시간가량 통화한 뒤 휴대폰을 창밖으로 던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유 전 본부장과 통화한 사람이 누구인지, 휴대폰을 창밖으로 던진 이유가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렸다.
이와 관련 이재명 지사는 전날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유 전 본부장이 검찰 압수수색 당시에 자살한다고 약을 먹었다고 한다"는 발언을 했다. 유 전 본부장이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그만둔 지난해 12월 이후로는 연락한 적이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이 내용에 대해선 비교적 상세하게 언급한 것이다.
이 지사는 "나중에 들은 바로는 (유 전 본부장이) 작년부터 이혼 문제가 있어서 검찰 압수수색 당시에 자살한다고 약을 먹었다고 한다"며 "그래서 (압수수색 당시) 침대에 드러누워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들어보니깐 자살한다고 약을 먹었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유 전 본부장의 소식을 누구로부터 보고받았느냐는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이 지사는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이 극단적 시도를 했다는 건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다. 그동안 언론에는 '유동규 전 본부장이 압수수색 과정 당시,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 있는 알 수 없는 행동을 했다'라는 얘기까지만 보도됐을 뿐, 구체적으로 약을 먹었다는 언급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에 대해 원 전 지사는 이 지사의 이 발언이 "치명적 실수"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 입장에선, 유 전 본부장이 1년 전부터 자기와 거리가 멀어졌다는 것과 뇌물을 받은 이유가 이 지사 본인과 연결된 자금이 아니라 유 전 본부장의 이혼 문제 등 사생활 문제 때문이라는 것을 부각시키려는 의도였겠지만, 오히려 이 지사와 유 전 본부장 관계가 가까웠다는 걸 뒷받침해주는 근거가 됐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유 전 본부장이 극단적 시도를 한 것에 대해 "토사구팽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에 대한 (이 지사를 향한) 시위"라고 추측했다.
한편 이재명 지사 수행실장인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유 전 본부장의 극단적 시도 언급 관련 "(이 지사가) 보도를 보고, 본 사실을 이야기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이 지사 가까운 분들과 그리고 유 전 본부장 가까운 사람들이 아마 인연 있는 사람들이 같이 있기 때문에, 퇴직한 후 여러 가지 전했던 사람들이 몇 가지를 전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