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을 기다리시는 팬들께 좋은 소식을 전해드렸으면 좋겠어요.”
‘덤보’ 전인지(27)는 2015년 국내외 골프계를 평정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 5승을 거두며 다승왕과 상금왕, 최저타수상, 대상 등을 독차지했다. 국내 뿐만 아니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2승,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승 등 한해 동안 3개국에서 모두 8승을 거두며 국내외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특히 전인지는 KLPGA 투어의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KB금융스타 챔피언십, 그리고 일본 JLPGA 투어의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과 일본 여자오픈, LPGA 투어의 US여자오픈까지 한해 동안 3개국의 메이저 대회를 모두 제패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전인지는 이듬해 LPGA투어에 진출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신인상까지 거머쥐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국가대표로도 출전했고 2018년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섰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의 승승장구를 의심하는 팬들은 없었다.
하지만 전인지는 이후 2년 넘게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렸다. 2019년과 지난해는 각각 톱10에 두 번씩 드는 데 그쳤다. 2016년 3위까지 올랐던 세계랭킹도 60위 밖으로 밀려났다.
그랬던 전인지가 올해 들어 미소를 되찾았다. 시즌 개막전인 다이아몬드 리조트 챔피언스 토너먼트에서는 4위를 기록했고 6월 마이어 클래식에서 3위에 오르는 등 6차례 톱10에 오르며 부진 탈출의 시동을 걸었다. 세계랭킹도 29위까지 끌어올렸다.
전인지가 국내에서 열린 LPGA 투어 대회에서 부활샷을 날렸다. 전인지는 21일 부산 기장군 LPGA 인터내셔널 부산(파72·6,726야드)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만 7개를 잡아내며 7언더파 65타를 기록, 선두 안나린(25)에 1타 뒤진 공동 2위를 기록했다.
경기 후 전인지는 “최근 샷이 잘 안 돼서 혼자서 연습도 많이 했다. 보기 없는 라운드를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했다”면서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플레이한 것이 잘 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인지에게는 첫 홀 버디가 약이 됐다. 티샷이 밀리면서 세컨 샷을 하기 좋지 않은 자리에 놓였지만 이를 버디로 잡아내며 순항을 하기 시작했다. “매홀 매샷에 집중하느라 버디를 많이 했다는 것도 늦게서야 알았다”는 전인지는 "한국 대회에 출전하면 잘 마무리하고 싶기 때문에 압박을 느끼긴 한다. 하지만 일단 즐기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력한 것들이 잘 이뤄져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면서 "마인드컨트롤을 잘해서 우승을 기다리시는 팬분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드렸으면 좋겠다. 물론 (우승을) 못해도 꾸준히 도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LPGA 투어 14개 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로 2005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이 부문 타이기록을 보유 중이던 세계랭킹 2위 고진영(26)은 버디 3개, 보기 2개로 1언더파 71타를 기록해 신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순위는 공동 42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