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의 한 회사 사무실에서 생수병에 담긴 물을 마신 직원 2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동료 직원 1명은 사건 다음날 무단 결근하고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9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쯤 양재동 소재 회사에서 "남녀 직원 2명이 사무실에서 물을 마시고 쓰러졌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구급대원 도착 당시엔 두 사람 모두 의식을 회복한 상태였으나,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후 남성은 다시 의식을 잃었다. 여성은 당일 병원 치료를 마치고 퇴원했다. 이들 두 사람은 사무실 책상에 놓인 생수를 마시고 "물맛이 이상하다"고 말한 뒤 호흡곤란을 호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이 마셨다는 생수병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 약물 감정을 의뢰하는 한편, 회사 직원들을 상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사무실은 내부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생수병 반입 경로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 감정에 2주가량 소요될 예정"이라며 "범죄 혐의점이 있는지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결근 직원에 대해선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아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치정에 의한 사건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지만 자세한 사건 경위는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