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9일 함경남도 신포에서 동해로 사거리 590㎞ 정도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신포는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할 잠수함 건조 지역이어서 북한이 2년여 만에 잠수함에서 SLBM을 시험 발사했을 것으로 군 당국은 분석했다. 북한은 이미 두 차례 SLBM 시험 발사를 했지만 잠수함이 아니라 바지선 같은 구조물에서 진행한 것이었다. 최근 장거리 순항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등 국방력 강화를 위한 신형무기 개발의 일환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8번째인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9월 이후만 5차례다. 북한은 최근 들어 김정은 국무위원장까지 나서서 한미를 향해 거듭 적대 행위 중지를 말하고 있다. 군사 훈련이나 무기 개발을 그만두라면서 자신들은 무기 시험을 계속하는 것은 자가당착일 뿐이다. 한미의 대화 제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코로나가 안정 국면에 들어선 시점에 북한의 신형 미사일 발사가 집중되는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 임박한 대화를 앞두고 몸값을 높이려는 전략일 수 있다.
이날 서울에서 한미일 정보기관장 회의가, 워싱턴에선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회동이 열렸다. 전날 한미 북핵 대표 회담 뒤 성 김 미 대북특별대표는 "종전선언을 논의했다"며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협의의 상당 부분이 종전 선언 관련"이라고 말했다. 형식적으로 종전선언 필요성을 언급하던 미국의 태도가 미묘하게 달라진 부분이 없지 않다. 미국은 이미 북한에 구체적인 제안을 했고 대화에서 제재 해제 문제를 검토할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종전선언 논의가 선후가 뒤바뀐 것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도 북한 역시 "흥미 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김여정)이라며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한미가 인도적 지원 카드를 빼들고 종전선언 논의에도 진전을 보이는 시점에 더 이상의 신경전은 불필요하다. 부족한 식량이나 코로나 백신 등 방역 물품 공급이 북한은 시급하지 않나. 미사일 발사에 골몰할 게 아니라 하루라도 빨리 대화의 장에 나와 현안을 논의하는 게 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