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체포... 검찰, 부실 수사 오명 벗을 계기로

입력
2021.10.1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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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4인방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가 검찰에 긴급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18일 미국에서 귀국한 남 변호사는 인천공항에서 체포돼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됐다. 남 변호사는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영학 회계사,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와 함께 대장동 특혜·로비 사건의 4인방으로 불리는 핵심 인물이다.

사건 발생 초기 미국으로 도피한 그의 신병까지 확보하면서 검찰은 사건의 모든 조각을 맞출 수 있게 됐다. 남 변호사의 체포영장에는 특경가법상 배임과 뇌물공여 약속 혐의가 적시돼 있다. 그러나 2009년부터 대장동 사업을 주도한 남 변호사는 땅 매입과 화천대유 공모 과정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사 방향에 따라 새로운 의혹이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

무엇보다 350억 원 로비와 화천대유의 유씨 지분 25%(700억 원) 의혹부터 해소해야 한다. 2014년 녹취록에서 남 변호사는 “이재명 시장이 재선되면 유동규가 사장에 임명돼 사업 추진이 빨라진다”고 말했는데 그의 예상대로 대장동 사업이 진행됐다.

지금 검찰은 김씨에 대한 영장기각, 유씨의 새 휴대폰 확보 실패, 성남시청 늑장 압수수색으로 수사 의지를 의심받고 있다.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검찰은 자진출두 예정이던 남 변호사를 현장에서 공개 체포했다. 제스처가 아닌 수사 강도를 높이는 예고적 조치라면 반길 일이고, 이를 계기로 수사 동력도 되찾기 바란다.

아울러 이날 대검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하며 대장동 부실대출을 봐주기 처리했다는 의혹도 규명하기 바란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수사 의지는 분명하다, 지켜봐 달라”고 수차례 다짐했는데 지금은 말이 아닌 수사 결과로 보여줘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