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8인 모임 허용' 첫날... 가림막 걷힌 식당에 손님 '북적'

입력
2021.10.1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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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독서실 등은 자정까지 영업 연장
"6인 허용 때도 매출 그대로였다" 회의론도

수도권 식당·카페의 모임 인원 제한이 완화된 첫날인 18일, 서울 시내 식당가의 점심시간은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시민들은 미뤄둔 회식과 가족 모임을 가졌고, 상인들은 단체 손님을 받을 수 있게 돼서 한결 숨통이 트인다는 반응이었다. 다만 일부 자영업자들은 "인원 한두 명 늘어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정책 시행 이후에나 매출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랜만에 한 상 가득… 활기 띤 점심시간

수도권은 이날부터 주야간 구분 없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 4명을 포함해 최대 8명이 모임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또 식당·카페는 오후 10시 이후 영업 제한이 유지되지만, 독서실 스터디카페 공연장 영화관은 영업시간이 자정까지로 연장된다. 이번 조치는 다음 달로 예정된 위드 코로나 정책 시행 이전 '마지막 거리두기'가 될 전망이다.

이날 점심시간 서울 도심 식당가들은 7, 8인 단체 손님이 부쩍 늘어나면서 북적이는 모습을 보였다. 가게들은 평소 4인 단위로 떼어놨던 식탁들을 두 개씩 붙여가며 손님들을 맞았다.

모처럼 한 상 가득 차려진 테이블에 둘러앉은 손님들은 들뜬 모습이었다. 강남역 인근 고깃집을 찾은 직장인 A씨는 "동료가 직장을 떠나는데 송별회도 못 한 채 보낼까봐 노심초사했다"라며 "비록 10명이 넘는 동료들이 모두 모이진 못했지만 7명이라도 모여 다행"이라고 말했다. 관악구 일식집에서 동창 모임을 가진 이영주(40)씨는 "8명이 25년 친구인데, 올해 모임 한 번 못 하고 지나갈 뻔했다"면서 "한자리에서 얼굴 보니 반갑다"라고 말했다.

상인들도 '8인 모임 허용' 조치에 "당연히 이전보다는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남역 인근 고깃집을 운영하는 B씨는 "7, 8인 규모 예약 3건과 함께 점심 장사를 시작했다"라며 "첫날이라 섣불리 기뻐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도 오늘처럼 손님이 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두어 명으론 어림없어" 회의적 반응도

이번 규제 완화에 회의적 반응을 보이는 상인들도 더러 있었다. 해물탕집을 운영하는 김모(69)씨는 지난달 초 모임 허용 인원을 4인에서 6인으로 늘렸을 때를 상기하면서 "그때도 손님 한두 명 더 늘었을 뿐이지, 매출 회복은 안 됐다"라며 "이번 '8인 완화'도 딱히 기대할 게 없다"고 말했다. 오리고깃집을 운영하는 김영호(62)씨는 "수도권 식당도 인원 완화뿐 아니라 영업시간도 자정까지 풀려야 회식 문화가 살아나면서 손님들이 많아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자영업자 대다수는 위드 코로나로 방역체계가 전환된 이후에나 본격적 매출 회복이 가능할 거라고 내다보고 있다. 소고깃집 사장 박진우(50)씨는 "방역체계 전환에 따라 인원 제한도 10명 이상 수준으로 확실히 풀려야지, 어쭙잖은 완화로는 지금의 영업난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토로했다.

최은서 기자
나광현 기자
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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