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게이트 이후 많은 브랜드들은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디젤 차량’을 삭제하고 있다.
실제 국내에 진출한 많은 자동차 브랜드들 역시 이전에 비해 디젤 사양을 대거 축소한 상황이다. 하지만 디젤게이트의 바람 속에서도 되려 ‘진정한 클린 디젤’의 가치를 제시했던 푸조는 여전히 디젤 차량을 주력으로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푸조의 포트폴리오에 새로운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엠블럼을 도입하기도 했고, 새로운 스타일의 전면 디자인을 통해 도로 위에서의 존재감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과연 새로운 스타일로 돌아온 푸조의 3열 SUV, 푸조 5008 GT은 어느 정도의 효율성을 제시할까?
주행 결과를 기대하게 만드는 존재
푸조 5008 GT는 ‘GT’라는 표현과 달리 ‘효율성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차량이다. 실제 보닛 아래에 자리한 최고 출력 131마력과 30.61kg.m의 토크를 제시하는 1.5L의 블루 HDi 디젤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 그리고 전륜구동의 레이아웃은 이러한 ‘기대감’을 불러 일으킨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푸조 5008 GT는 경쾌한 운동 성능, 주행 질감은 물론이고 공인 기준 14.9km/L의 우수한 복합 연비를 자랑한다. 참고로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14.6km/L와 15.3km/L로 상당한 수준이다.
푸조 5008 GT와의 자유로 주행을 위해 여느 때와 같이 강변북로를 거쳐 월드컵공원 진출입로로 이동했다. 트립 컴퓨터를 리셋하고 곧바로 엑셀러레이터 페달를 밟아 자유로에 진입했다.
자유로 주행 시작과 살펴본 도로의 주행 상황은 준수했다. 약간의 차량들이 보이긴 했지만 ‘자유로 주행’을 펼치기에 답답함은 없었다. 덕분에 기분 좋게 주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참고로 5008 GT은 주행 내내 ‘노멀’ 모드를 유지했다.
많은 사람들이 5008 GT의 구성에 있어 ‘컴팩트 디젤 엔진’에 대한 우려가 있다. 차량의 체격이 큰 편은 아니지만 엔진도 워낙 작아 3열 SUV에겐 너무나 작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 절대적인 성능이 그리 뛰어나진 않은 편이라 ‘가속 성능’이 탁월한 편은 아니다.
대신 이번 시승을 통해 여러 환경에서 경험하더라도 ‘군더더기’ 없는 출력이고 전반적인 만족감은 준수한 모습이다. 참고로 5008 GT은 90km/h 정속 주행 시 GPS 상 약 3~4km/h의 오차가 있으며 노면 상황과 주행 흐름에 따라 7단 1,750RPM과 8단 1,500RPM을 오가는 모습이다.
덧붙여 성능에 대해 아쉬움이 클 때에는 2.0L 크기의 블루HDi 엔진을 탑재한 ‘5008 GT 팩’ 역시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성능이 강화되면서도 효율성 역시 더욱 뛰어난 ‘주행 가치’를 더욱 높이기 때문이다.
최근 새로운 시대를 앞둔 푸조의 여러 차량들이 연이어 공개되고 있다. 이들은 모두 한층 개선된, 그리고 더욱 독특한 디테일을 품은 ‘새로운 i-콕핏’의 매력으로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페이스 리프트 모델’인 푸조 5008 GT의 인테리어는 조금 아쉬울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5008 GT’의 도어를 열어 보니 여전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실제 헤드-업 클러스터를 비롯 스티어링 휠, 그리고 센터페시아 등의 구성 등은 ‘소재’ 이상의 연출 가치를 느끼게 했다.
덕분에 주행을 하는 내내 실내 공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차량의 체격이 그리 크지 않은 만큼 공간의 여유 자체가 넉넉한 편은 아니라는 점은 ‘타협’의 요소라 생각되었다.
자유로 주행을 하며 5008 GT의 주행 질감, 그리고 노면에 대한 대응 능력 등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푸조의 DNA’는 꽤나 진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실제 차량의 기본적인 주행 질감이나 전체적인 리듬감 자체는 기본 모델이라 할 수 있는 푸조 3008과 큰 차이가 없다. 대신 차량이 조금 더 길고, 무거운 편이라 주행 때때로 이러한 ‘물리적 특성’이 도드라졌다.
노면에 대한 대응 능력 역시 일반적인 푸조의 차량들과 큰 차이가 없었다. 능숙하고 부드러움으로 무장하기 보다는 ‘적당한 편안함’을 이어가면서도 ‘푸조 특유의 경쾌함’을 제법 명료히 전달하는 모습이다.
도로 이음새나 요철, 포트 홀 역시 소소하게 그 질감이 꾸준히 이어졌고, 그 충격의 정도가 클 때에는 제법 명확한 질감이 실내로 유입되는 모습이다. 대신 ‘디젤 엔진의 소음’은 무척 능숙히 억제해 주행 스트레스를 줄였다.
연속된 띠나 바운싱 구간에서도 이러한 성향이 고스란히 이어지며 ‘쾌적함’과 ‘우수한 승차감’이라는 표현보다는 ‘다루기 좋다’라는 생각이 머리 속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나아가 효율성이 아닌 ‘주행의 즐거움’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덧붙여 3열 SUV라고 오로지 편의성, 승차감에 집중할 필요는 없기에 ‘5008 GT’의 주행 질감은 ‘특성’이라 표현하기에 아쉬움이 없었다.
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
중반을 지나, 종반을 향해 이어지는 5008 GT의 자유로 주행은 더욱 쾌적하고 여유롭게 이어졌다.
정숙하고 쾌적한, 그리고 부드러운 질감은 아니었지만 주행의 가치는 충분했고, 또 ‘디젤의 효율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마지막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자유로 주행의 끝을 알리는 통일대교를 마주하며 모든 주행을 마치게 되었다.
모든 주행을 마치고 난 후 푸조 5008 GT의 트립 컴퓨터를 확인했다. 약 35분의 시간 동안 평균 85km/h의 속도로 자유로 51km를 주행한 것이 기록되었고, 그 결과 25.0km/L라는 탁월한 효율성을 마주할 수 있었다.
이전에도 뛰어났던 프렌치 디젤의 효율성은 ‘2021년’에도 여전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덧붙여 ‘디젤게이트’의 폭풍 속에서도 ‘클린 디젤’로 인정 받았다는 점 역시 한층 ‘푸조 5008 GT’를 돋보이게 하는 것 같았다.
촬영협조: 한불모터스, HDC 아이파크몰 용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