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다 ‘컥’하는 수면무호흡증… ‘양악 전진술’ 효과 높아

입력
2021.10.16 18:30

잠잘 때 심하게 코를 골거나 코골이를 하던 중 ‘컥’하는 소리를 내며 호흡을 멈추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을 단순한 현상으로 치부하고 치료를 소홀히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은 기억력ㆍ집중력ㆍ분별력 같은 인지 기능을 떨어뜨리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 게다가 지속적으로 저산소 상태에 빠지게 돼 고혈압ㆍ부정맥 질환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50%가 고혈압을 앓고 있으며 고혈압 환자의 상당수가 수면무호흡증이다.

수면무호흡증은 중추성과 폐쇄성으로 나뉜다. 중추성 수면무호흡증은 호흡을 관장하는 뇌 중추에서 호흡 신호가 없어 무호흡이 발생하는 것이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도중 상부 기도가 좁아져 호흡하면서 기도가 막혀 생긴다.

최진영 서울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심한 코골이를 하는 사람의 45% 정도에서 발생한다”고 했다. 최 교수는 “충분한 수면을 취해도 낮에 졸리거나 잠자다가 갑자기 호흡 중지, 식은땀, 성기능 장애, 집중력 감퇴, 기억력 소실과 같은 증세가 나타난다”며 “심하면 고혈압이나 부정맥 같은 질환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은 비외과적 치료와 외과적 치료를 시행한다. 비외과적 치료는 수면 도중 코로 양압의 공기를 넣어 기도가 폐쇄되는 것을 막는 양압기(CPAP), 하악골(아래턱뼈)을 전방으로 옮겨 기도를 넓히는 구강 내 장치, 수면 단계를 조절하는 약물 치료 등이 있다. 하지만 이는 기구ㆍ장치를 이용해 일시적으로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을 예방하는 것으로 효과가 다를 수 있고 평생 착용해야 한다.

외과적 치료는 목젖 부위 입천장 뒷부분과 인두를 일부 절제하는 구개수연구개인두 성형술, 턱끝 부위 전방으로 당겨 턱끝 안쪽에 부착된 이설근을 당겨 주는 이설근 전진술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런 수술법은 효과가 작거나 1년 이내 30~40%가 재발한다.

반면 양악 전진술은 수면무호흡증 치료 성공률이 75~100%나 된다. 위턱과 아래턱을 10㎜ 내외로 전방으로 옮겨 수술로 상기도 전체를 넓혀준다. 즉 주걱턱 치료와 반대로 위턱과 아래턱을 앞으로 옮겨 기도를 확보하는 수술이다.

양악 전진술을 시행할 때 이론적으로는 양악이 전진하는 양이 많을수록 효과가 좋다. 서양인의 경우 8~12㎜ 정도 앞으로 옮기지만 동양인은 코가 낮고 입술이 돌출된 경우가 많아 같은 양의 전진은 얼굴 모양을 해칠 수 있기에 수면무호흡증 정도와 외모를 분석해 양악 전진술 양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을 질병으로 인식하고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숙면은 신체ㆍ정신적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되는 만큼 나이와 관계없이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있다면 전문의와 상담해보는 것이 좋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