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희봉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지시한 바 없다"···국감 여야 충돌

입력
2021.10.15 20:00
"도시가스 요금 인상은 필요"…정부 방침과 온도차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국정감사에서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 폐쇄’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채 사장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 오전 일정부터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를 위해 경제성 평가 조작에 관여했단 의혹으로 맹공을 받았다. 최근 검찰이 월성원전 경제성 평가와 관련해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과 함께, 당시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으로 근무했던 채 사장까지 기소하면서 이번 국감에서 야당의 집중 질의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

야당에선 "채 사장이 진실을 덮기 위해 총대를 메고 가려 한다"는 지적과 함께 해당 사건이 최근 정치권 이슈인 '대장동 사건'과 유사하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는 채 사장이 ‘바지사장’으로 나선 사건으로 실무자는 백 전 장관과 정 사장이었다”며 “유동규 전 성남시 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바지사장으로 나선 대장동 사건과 동일한 패턴”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한민국을 뒤흔든 희대의 사건들이 현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대통령 후보와 연결돼 있다”며 “(월성원전 경제성 조작 혐의와 관련해) 채 사장이 총대를 메고 가려 하지 말고 재판에서 진실을 밝히고 짐을 내려놓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채 사장도 맞대응에 나섰다. 김 의원이 언론에 보도된 공소장 내용을 근거 삼아 채 사장이 과거 산업부 관계자들을 압박했었다며 몰아붙이자, 채 사장은 오히려 김 의원을 향해 “지금 주장한 내용이 공소장 어디에 나와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채 사장은 또 “(김 의원이 제시한 내용은) 사실관계가 틀렸다”며 “경제성 조작에 관여한 바도, 계수를 조작하라고 한 적도 없다”며 정면 부인했다. 피감 기관장이 의원에 ‘역질문’을 한 점을 두고 채 사장에 대한 ‘태도 논란’ 공방도 10분 넘게 이어졌다.

채 사장은 계속된 국감에서 현안에 대한 소신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적정한 규모의 도시가스 요금 인상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정부의) 연내 도시가스 요금 동결 방침에 동의하느냐”고 질의한 데 따른 답변이었다. 채 사장은 “지난해 7월 이후 현재까지 국제 액화석유가스(LNG) 및 원유 가격 등이 모두 상승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며 “물가당국의 고충도 이해하지만 저희(가스공사)가 상장기업인 만큼 원가 부담이 늘어난 점을 고려해 적정한 수준의 요금 인상을 허용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