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바다 포기 않는 강물처럼"… 재단 떠나며 남긴 '노무현의 말'

입력
2021.10.1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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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이사장직 물러나며 故노무현 묘역 참배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 강물처럼" 盧가 처음 쓴 표현
"더 나은 내일 열겠다"고 적기도… 대선에서 역할 맡나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 강물처럼, 시민들과 함께 더 나은 대한민국의 내일을 열어가겠습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퇴임을 앞두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인사하고자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찾았다. 유 이사장은 방명록에 노 전 대통령이 처음 썼던 표현인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 강물처럼'을 되새겼다.

유 이사장은 13일 오전 측근들과 함께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그는 14일 임기 3년을 마치고 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난다.

유 이사장은 이사장으로서 적는 마지막 방명록에 노 전 대통령의 말을 옮겼다. 그는 "대통령님, 재단 이사장 임기를 마치며 인사드립니다"라며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 강물처럼, 시민들과 함께 더 나은 대한민국의 내일을 열어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밑에는 직함은 생략한 채 '유시민'이라고만 썼다.



盧, 대통령 임기 마지막 날과 노사모 위해 썼던 표현

유 이사장이 쓴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 강물'은 노 전 대통령이 처음 사용한 표현이다. 노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임기 마지막 날이었던 2008년 2월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위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어떤 강도 바다로 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같은 해 4월 25일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 자원봉사지원센터 개소식에 참석하며 방명록에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강물처럼! 제16대 대통령 노무현"이라고 썼다. 이 방명록은 노무현재단에서 운영하는 노무현사료관에 보관 중이다.


이낙연도 경선 승복하며 "강물은 바다 포기 안 해"

유 이사장이 노 전 대통령의 말과 함께 쓴 '더 나은 대한민국의 내일을 열어가겠습니다'란 표현도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20대 대선 후보로 이재명 경기지사가 확정된 가운데, 친노의 적자인 유 이사장이 역할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기 때문이다. 유 이사장이 이 지사에 대한 지지를 표명할 경우 이 지사에 대한 반감이 강한 친노·친문 그룹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

이재명 캠프 총괄특보단장인 안민석 의원은 앞서 8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유 이사장을 포함한 우리 지지자들의 신망을 받는 셀럽들이 이 후보에 반감을 갖는 지지자들에게 지지 호소를 적극적으로 해주실 것을 기대하며, 그런 것들이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선 불복으로 이 지사 측과 대립했던 이낙연 전 대표도 경선 탈락 사흘 만에 승복 선언을 하며 노 전 대통령의 말을 옮겼다. 그는 승복 선언과 함께 이 지사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며 "여러분과 함께 끈기 있게 흘러 바다에 이르겠다"고 썼다.

한편 유 이사장은 2018년 10월 15일 이사장직에 취임한 날에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았다. 그는 당시 방명록에 "그리운 대통령님, 대통령님이 멈춰서신 그곳에서 저희들이 함께 국민의 마음으로 들어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