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67만 명 늘어났지만...제조·대면서비스는 여전히 '고전'

입력
2021.10.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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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6개월 만에 최대 증가했지만, 기저효과 영향 커
비대면·디지털 관련 업종 증가세 이끌어
일자리위 부위원장 "청년층 고용 긍정적" 평가

9월 취업자 수가 지난해보다 67만1,000명 늘어나면서 7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백신접종에 따른 인센티브가 부여되면서 대면 활동이 재개된 데다, 지난해 코로나19 2차 확산으로 일자리가 크게 줄어든 기저효과 덕도 봤다.

하지만 제조업이나 대면서비스업 등에서 지난해 고용 감소폭을 아직 만회하지 못한 데다, 일자리가 늘어난 분야도 공공서비스와 배달종사자 등에 국한돼 코로나19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고용, 코로나 전의 99.8% 수준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지난해보다 67만1,000명 늘어난 2,768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취업자 수는 3월(31만4,000명) 이후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달 증가폭은 2014년 3월(72만6,000명) 이후 7년 6개월 만에 가장 크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지난해 2월의 99.8%까지 고용이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9만7,000명) △전문과학기술(5만9,000명) △운수창고(16만3,000명) 등 비대면·디지털 전환과 관련한 분야가 크게 늘어났다. 대면서비스업에 속하는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8월 3만8,000명 감소했지만 9월에는 3만9,000명 증가로 돌아섰고, 교육업 취업자 수 증가폭도 5만1,000명에서 9만8,000명으로 확대됐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7~8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감소했던 숙박음식점업 취업자가 다시 증가한 것은 사적모임 기준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부 완화된 데다 국민지원금, 백신접종 등의 효과가 더해진 결과로 보인다”며 “지난해 2차 확산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3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의 취업자 수가 증가했다. 30대도 인구 감소폭(-13만9,000명)이 취업자 수 감소폭(-1만2,000명)보다 더 크게 나타나면서 고용률은 오히려 1.3%포인트 증가(74.1%→75.4%)했다. 청년층인 15~29세 취업자 수는 21만9,000명 늘어났고, 이들의 고용률 증가폭(3.2%포인트)은 전체 고용률 증가폭(1.0%포인트)을 웃돈다.

김용기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제조업은 물론 대면서비스업 고용에도 타격을 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더 어려웠던’ 청년층 고용률 상승폭이 전체 고용률 상승 폭을 웃도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제조업·대면업종 갈 길 먼 회복

다만 지난해 9월 코로나19 2차 확산 충격으로 취업자 수 감소폭이 컸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완전한 회복을 장담하기에는 이르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 수 증가폭(67만1,000명)은 지난해 9월 감소폭(39만2,000명)을 넘어서는 수준이지만, 여러 업종에서 지난해 고용 감소폭을 만회하지 못했거나 오히려 취업자 수가 더 줄었다.

취업자 수가 계속 줄어드는 대표적 업종이 제조업과 도소매업이다. 제조업은 지난해 9월 취업자 수가 6만8,000명 감소한 데 이어 지난달 3만7,000명 더 줄면서 2년간 총 10만5,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도소매업 종사자 수는 2년에 걸쳐 32만9,000명(2020년 20만7,000명, 2021년 12만2,000명) 감소했는데, 도소매업 종사자 수 감소세는 2019년 6월부터 2년 3개월간 지속되고 있다.

대면서비스업인 숙박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 종사자 수는 올해 9월엔 회복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지난해 9월 감소폭(숙박음식점업 22만5,000명, 교육서비스업 15만1,000명)에는 못 미친다.

취업자 수가 2년 연속 증가한 업종은 공공서비스와 관련이 높은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2년간 41만5,000명), 배달 종사자 등 플랫폼 노동 성장의 영향이 큰 운수창고업(2년간 18만6,000명) 정도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산업 영역에서 줄어드는 고용을 공공이 떠받치는 모양새"라며 "플랫폼 업종으로 사람이 몰리는 것도 기존의 고용 시장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소득'을 얻기 위해 '저녁'을 포기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세종 =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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