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여수 특성화고 실습생 요트 업체 대표 입건...업무상 과실치사

입력
2021.10.12 18:10
0면
광주고용노동청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확인 중

해양경찰이 여수의 한 요트관광업체에서 일하다 잠수 작업 중 숨진 현장실습생 사망 사고와 관련, 사업주를 형사 입건했다.

12일 여수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순신마리나 선착장 현장 실습생에게 잠수 작업을 지시한 뒤 안전관리를 소홀히 해 숨지게 한 요트업체 대표 A씨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6일 오전 10시 39분쯤 여수 웅천동 요트 선착장에서 7톤급 요트 선체에 붙은 이물질(따개비) 제거 작업을 현장 실습생인 홍 군에게 지시하고, 안전관리 등을 소홀히 해 숨지게 한 혐의다.

해경은 실습생의 잠수장비가 헐거워 재결착을 위해 공기통과 오리발을 풀었으나 홍 군이 허리에 차고 있던 납 벨트의 무게(12㎏)를 이기지 못하고 수중으로 가라앉자 의식을 잃고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해경은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과 구조에 참여한 요트 관계자 등 3명의 진술과 현장 실황조사, 관련 자료를 분석에 나섰다. 숨진 홍 군의 사인은 1차 검시에서 '익사'로 잠정 확인됐다.

해경은 조사를 통해 업체가 잠수 작업 시 2인 1개 조로 작업을 해야 한다는 수중 작업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았고, 잠수자격증이 없는 실습생에게 위험 직무인 잠수 작업을 시키면서 잠수자격증을 소지한 안전관리자를 배치하지 않는 등 사고예방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해경은 이와 함께 A씨가 지난달 27일부터 지역 한 특성화고 해양레저관광과에 재학 중인 홍 군을 취업 연계형 실습생으로 받아들여 실습 협약에 없는 업무를 지시한 사실도 확인했다. 숨진 홍 군은 5월부터 매주 주말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업체에서 일했으나, 실습 협약서상 홍 군의 업무범위는 서빙·보트 선체 관리·조종·파손 부위 응급 처치 등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 관계자는 "A씨를 상대로 홍 군의 구체적인 업무범위, 작업 투입 적정성 여부 등 추가 조사할 방침"이라며 "여수해양고 현장 실습관계자 등을 상대로 실습 경위 등 모든 수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적극적인 수사를 통해 한 점의 의혹이 없도록 철저한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해경 수사와 별개로 광주고용노동청 여수지청도 A씨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 등을 비롯해 사고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여수= 박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