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에도 등장한 쇼트트랙 심석희 고의충돌 의혹

입력
2021.10.12 15:22
0면
이기흥 체육회장 “사실 확인 후 국대 자격 박탈 등 논의할 것”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4·서울시)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고의 충돌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거론됐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진상 조사가 우선”이라면서도 “(사실로 드러날 땐) 국가대표 자격 박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12일 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태권도진흥재단, 대한장애인체육회 등 4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기흥 회장에게 심석희 사태를 질의했다.

정 의원은 심석희와 A 코치가 2018년 평창올림픽 당시 주고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문자 메시지에서, 최민정을 대상으로 “하다가 아닌 것 같으면 여자 브래드버리 만들어야지”라는 대목을 거론하며 승부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스티븐 브래드버리(호주)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전에서 앞서 달리던 선수들이 넘어지면서 어부지리로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다.

심석희는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최민정과 부딪쳐 둘 다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 회장은 “우리 선수들이 고의성을 가지고 그렇게 하진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하자, 정 의원은 “문제의 대화 내용에 고의충돌에 대한 말은 없지만 브래드 버리를 만들자는 얘기가 곧 고의충돌을 뜻하는 거 아닌가”라고 다시 질문했다.

그러자 이 회장은 “전국체육대회 일정으로 대화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고 즉답을 피하면서도 “충돌 행위에 대한 확인이 먼저 선행돼야 한다. 체육회와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조사팀을 구성해 고의충돌에 대한 진상 조사를 실시할 것이며 심석희의 국가대표 자격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경기력 향상 연금 수혜 대상에서 심석희를 제외하는 문제는 조사를 거쳐 관련 사실을 먼저 확인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이 올해 대한민국 체육상 경기 부문 수상자로 사실상 선정된 심석희에게 상을 수여할지 여부를 묻자 이 회장은 “아직 결정된 건 없지만, 시상 여부 심사에 들어간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박관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