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EUV 적용한 14나노 D램 양산..."생산성 20% 증가"

입력
2021.10.1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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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공정에 EUV 적용...생산성과 소비전력 개선

삼성전자가 초고가의 극자외선(EUV) 장비를 적용한 14나노(1나노=10억 분의 1미터) D램을 양산했다고 12일 밝혔다. 1대에 2,000억 원 이상의 EUV 장비로 양산된 이 제품은 이전 세대보다 생산성과 소비전력이 20% 개선됐다.

EUV 장비는 기존 불화아르곤(ArF) 노광보다 파장이 14분의 1수준으로 짧아, 반도체 미세 회로 구현에 유리하다. 반도체 성능과 수율(불량률의 반대개념) 개선에 효과적인 이유다.

삼성전자는 2020년 3월 업계 최초로 EUV 공정을 적용한 D램 모듈을 고객사들에 공급한 바 있다. 이번 14나노 D램의 경우 업계에서 유일하게 5개의 공정에 EUV 장비를 적용하면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선보였다. 경쟁사인 미국의 마이크론은 아직 D램 생산 과정에 EUV 장비를 적용하지 못한 상태다. SK하이닉스의 경우엔 1개의 공정에 EUV를 활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규 공정을 최신 DDR5 D램에 가장 먼저 적용한다. DDR5는 최고 7.2기가비피에스(Gbps)의 속도로 전 세대인 DDR4 대비 속도가 2배 이상 빠른 차세대 D램 규격이다. 최근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 데이터를 이용하는 방식이 고도화되면서 데이터센터, 슈퍼컴퓨터, 기업용 서버 시장 등에서 고성능 DDR5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특히 인텔이 올해 4분기 컴퓨터(PC), 내년 1분기 서버에 DDR5 D램을 지원하는 신규 중앙처리장치(CPU)를 선보이면서 반도체 업계에선 교체수요에 대한 기대가 높다.

삼성전자는 높은 성숙도의 EUV 공정기술력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성능과 안정된 수율을 구현해 DDR5 D램 대중화를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D램 점유율은 43.2%로 상위 3개 업체 중 유일하게 1분기 대비 점유율이 상승했다.

이주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램개발실장 전무는 "삼성전자는 지난 30년간 끊임없는 기술 혁신을 통해, 반도체 미세 공정의 한계를 극복해 왔으며, 이번에도 가장 먼저 복수의 공정에 EUV를 적용해 14나노 공정을 구현했다"며 "고용량, 고성능뿐만 아니라 높은 생산성으로 5세대(G)통신·AI·메타버스 등 빅데이터 시대에 필요한 최고의 메모리 솔루션을 공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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