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금융당국의 대출 옥죄기 영향 등으로 최근 서울 아파트 매수세가 한풀 꺾였다. 오는 15일에는 3기 신도시 등 2차 사전청약이 진행될 예정이라 매수 심리는 한층 더 누그러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올해 입주 물량이 충분치 않은 데다가, 이사철이 다가올수록 뛰는 전셋값은 여전한 불안 요소다.
11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주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4일 기준) ‘매수우위지수’는 96.9로 조사됐다. 전주(102.0)보다 5.1포인트나 줄어들어 6월 28일 이후 처음으로 기준선(100) 밑으로 떨어졌다. 매수우위지수는 0~200 범위에서 100을 초과할수록 ‘매도자 우위’, 100 미만일 경우 ‘매수자 우위’를 의미한다.
서울 아파트 매수세는 7월 5일 102.0에서 8월 16일 112.3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정부의 강력한 가계빚 조이기와 금리 인상 영향으로 ‘집 사자’는 심리가 주춤해지고 있다. 전국 아파트 매수세도 8월 16일 114.6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뒤 이달 4일 100으로 하락했다.
국가 공인 통계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매매수급동향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서울 아파트는 지난달 6일 107.2를 기록한 이후 4주 연속 하락해 102.8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수도권 아파트는 112.1에서 105.4로 6.7포인트 줄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과 대출 한도 축소에 매수 심리가 다소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주택 추가 공급 계획도 주택 매수세 열기를 식히는 데 변수가 될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15일 2차 사전청약 모집 공고를 내고, 이달 말부터 청약 접수를 받는다. 공급 물량은 8월 1차 사전청약(5개 지구 4,300가구)보다 두 배 이상 많은 1만3,000가구(11개 지구)다.
하지만 2018년부터 정부의 아파트 인허가 물량이 감소한 탓에 올해 입주 물량이 충분하지 않은 데다가, 사전청약은 실제 주택이 공급되기까지는 시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어 시장 안정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사철이 다가올수록 상승률을 키우는 전셋값도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가을 이사철에도 전세 시장 불안이 지속돼 실수요자가 매매로 돌아설 경우에는 집값 상승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