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다음 달 5일 대선후보를 결정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일단 '2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지만, 선거 결과는 까 봐야 아는 것이다. 보수진영의 지상 과제가 정권 탈환인 만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맞붙을 때 가장 강한 사람'이 대선행 티켓을 따낼 확률이 높다.
11일 한국일보가 이 지사와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의 양자대결 여론조사 추이를 분석해보니,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중 누가 이 후보의 적수인가를 단박에 가르긴 어려웠다. 다만 윤 전 총장력은 보수 결집력에서, 홍 의원은 중도 확장력에서 상대적 우위를 보였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판세는 안갯속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8, 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후보(35.8%)와 윤 전 총장(33.2%)이 1대 1로 맞붙을 경우 오차범위(±3.1%포인트) 내의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35.2%)와 홍 의원(33.0%)의 양자대결 역시 박빙 승부였다. 보수 표심이 윤 전 총장이냐 홍 의원이냐를 따지지 않고 '우리 대표선수'를 향해 결집하고 있다는 뜻이다.
정권교체를 원하는 보수 표심은 '아주' 미세한 차이로 윤 전 총장에게 기울어 있다. KSOI의 양자대결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만 추출해 보면, 윤 전 총장 지지율(68.3%)이 홍 의원(60.2%)을 앞선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문재인 유권자 사이에선 윤 전 총장(58.9%)과 홍 의원(53.9%) 지지율이 붙어 있다. 대구·경북 지역 표심(윤 전 총장 41.2%, 홍 의원 36.0%)도 마찬가지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차기 대선이 인물 경쟁력과 관계없이 '정권교체냐 아니냐'의 구도로 흐르고 있는 만큼, 보수 지지층을 강하게 결집시킬 수 있는 윤 전 총장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 봤다.
홍 의원은 중도층과 2030세대 표심을 확보하는 데 강하다. 지난 4~6일 실시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전국지표조사(NBS) 가상 양자대결에서 중도층만 분석해 보면, 이 후보(37%)와 홍 의원(36%)의 지지율은 비슷했다. 이 후보(42%)와 윤 전 총장(33%)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3.1%포인트) 밖으로 벌어졌다.
2030세대는 여전히 홍 의원에게 호감을 보이고 있다. 20대 사이에서 윤 전 총장(25%)은 이 후보(33%)에게 밀리는 반면, 홍 의원(45%)은 이 후보(25%)를 크게 앞선다. 30대 지지율 추이도 비슷하다. 다만 홍 의원을 지지하는 2030세대가 남성에 편중돼 있는 것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 후보의 발목을 잡은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이 중도층과 2030세대에 미칠 폭발력은 국민의힘 경선의 결정적 변수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후보로부터 이탈하는 중도층과 2030세대를 얼마나 더 흡수하느냐가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본선 승부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과 원 전 제주지사 역시 이재명 저격수를 자처하고 있다. 유 전 의원은 경제에 특화한 정책통이라 이 후보가 "가장 무서운 상대"라고 꼽기도 했다. 원 전 지사는 연일 이 후보를 겨냥한 대장동 공세를 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