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MIS-C) 사망자가 '백신 선도국' 이스라엘에서도 처음으로 나왔다.
10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전날 이스라엘 북부 페타 티크바에서 MIS-C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던 16세 소년이 숨졌다. 이스라엘에서 보고된 첫 소아다기관염증증후군 사망 사례다. 해당 소년은 백신을 맞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2주 전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해 중환자실에서 머물면서 인공심폐장치(에크모·ECMO) 치료를 받고 있었다.
MIS-C는 심장, 폐, 뇌, 피부 등 여러 장기와 신체 부위가 동시에 붓는 질환이다.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증상을 보인 대다수 소아·청소년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전해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유발한 '신종 어린이 괴질'로 불리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를 보면, 증상을 보인 어린이 99%가 코로나19 확진자였고, 나머지 1%는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CDC는 MIS-C를 “코로나19와 관련된, 드물지만 심각한 증상”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대부분 치료를 받으면 회복되지만, 중증으로 악화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기준 최소 4,661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중 41명이 숨졌다. 이스라엘에선 현재까지 확인된 MIS-C 발병 사례가 100건 미만이었는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지난 6월 델타 변 확산 이후 나왔다. 이달 7일에는 MIS-C 증상을 보인 생후 6개월짜리 이스라엘 신생아가 지속적인 발열과 심각한 염증 증상을 보이는 등 위중한 상황에 처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스라엘 방역 전문가들은 MIS-C를 비롯한 코로나19 소아 후유증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스라엘 슈나이더아동병원의 오페르 쉴러 박사는 “최근 몇 주간 소아다기관염증증후군 사례가 잇따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간 하레츠 역시 코로나19 유행 장기화로, 후유증을 겪는 아동·청소년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스라엘 보건부가 최근 코로나19 감염 아동 1만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11.2%는 '회복 후에도 최소 한 개 이상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답했다. '회복 6개월 후에도 여전히 증세가 이어진다'고 호소한 비율도 6%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