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적자'를 자처하며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나섰던 장성민 전 의원을 향해 고(故)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의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치 하고 싶으면 최소한의 염치를 갖추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장 전 의원의 'DJ 적자 세일즈'가 도를 넘었다고 보고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김 전 의원이 폭발한 건 한 장의 사진과 이를 다룬 기사 때문이었다.
1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대선 경쟁주자였던 장성민 전 의원과 오찬을 하는 사진을 올렸다. 장 전 의원과 힘을 합쳐 원팀으로 공정국가를 만들어나가겠다는 글과 함께였다.
전남 고흥 출신인 장 전 의원은 1987년 대선 당시 평민당 김대중 후보 비서로 정치를 시작해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인물. 본인은 이 같은 이력을 들어 스스로 DJ의 정치적 적자임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일부 언론에선 두 사람의 만남을 두고, '윤석열과 DJ적자 장성민과 오찬'이란 제목과 함께 장 전 의원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적자로 잘 알려져 있다고 소개했다. 또 다른 언론에선 윤 전 총장이 11일 광주에서 열리는 첫 합동 토론회를 앞두고 호남 구애에 나선 것이란 해석을 달기도 했다.
그러자 김한정 의원은 작심 비판에 나섰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대중 정부 청와대 5년 중 3년 반을 제1부속실장으로 김대중 대통령을 모셨고, 퇴임 후에도 비서실장으로 지근거리에서 모셨다"고 자신의 이력을 소개한 뒤 "이 기간 또 그 이후에도 장성민이 김 대통령님 면전에 떳떳이 나타난 일을 보지 못했다"는 말로 장 전 의원이 'DJ 적자'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적극 반박했다.
1989년 김대중 민주당 총재 공보비서로 정치권에 발을 디딘 김 의원은 1999~2003년 김대중 대통령 시절 비서실 제1부속실장으로 DJ의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수행했고, 김대중 대통령 퇴임 이후에도 비서실장으로서 김 전 대통령을 보좌했다.
특히 김 의원은 장 전 의원이 ①광주민주화운동에 북한의 특수게릴라 관련성을 언급하고 ②'김정은 사실상 사망'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치고도 정정하거나 사과하지도 않은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내용을 뒷받침하는 기사도 첨부했다. 또 ③전광훈 목사가 19대 대선 때 국민대통합당이라는 급조정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한 장성민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의 단체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유죄를 받았다는 기사 링크도 공유하며 "장성민은 전광훈의 적자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대중 대통령이 살아계셨다면 국민의힘의 대선예비후보를 자처하는 (장 전 의원이) 적자라면서 돌아다닐 수 있었을까"라고 통탄했다.
그러면서 장 전 의원을 향해 "혹세무민을 당장 그만두기 바란다. 정치를 하고 싶으면 최소한의 염치는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쓴소리를 했다. 언론을 향해서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하는 (장 전 의원의) '적자' 타령에 대해 신중히 보도해주기를 당부한다고 김 의원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