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위드 코로나' 스타트… 기업들 속속 가세할듯

입력
2021.10.1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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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그룹 중 처음으로 내부방역 완화
1년 7개월 만에 국내외 출장 허용 등

삼성이 국내 4대그룹 가운데선 처음으로 단계적 일상 회복인 '위드 코로나'의 선제적 시행에 돌입했다. 다음 달 초부터, 사실상 방역 규제 대신 위드 코로나로 정책 전환을 예고한 정부의 움직임에 동행한 모습이다. 아직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최고 수준인 3·4단계로 유지되고 있지만, 초읽기에 들어간 '위드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내부 방역 완화 조치에 나서면서다.

삼성전자, 1년7개월 만에 국내외 출장 재개

1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내부 방역 지침을 완화하는 조치를 단행, 지난 7일부터 새 규정 시행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 유행하기 시작한 지난해 3월부터 내부 방역 수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했다.

국내외 출장은 일찌감치 제한했고, 방역 단계가 4단계로 격상된 지난 7월부턴 사업장 내 직원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셔틀버스 운행을 중단한 건 물론 대면 회의·교육·행사까지 모두 금지하는 고강도 규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 1일 현행 거리두기 단계가 2주 연장됐는데도 최근 30% 순환 재택근무 조치와 저녁 회식 제한 등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방역 규정은 대부분 완화했다. 내부 방역 규제를 시행한 지 1년 7개월 만의 첫 규제 완화다. 이로써 그간 엄격히 제한했던 국내외 출장은 1년여 만에 재개되고, 대면 회의·교육도 일정 인원까지는 전면 허용키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부 내달 9일 위드 코로나 언급… 기업들 경영 새판 짜기 나설 듯

재계에선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위드 코로나 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해석한다. 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 240조 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내놓는 등 공격적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위드 코로나는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로 판단한 게 아니겠냐는 진단에서다.

더구나 최근 방역당국은 방역 기조를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는 시점을 내달 9일로 공식 언급했고,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삼성전자·현대차 등 5대그룹과 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위드 코로나를 언급하며 대대적인 투자와 고용을 주문한 바 있다. 정부 내에서 위드 코로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만큼, 재계 1위인 삼성전자가 가장 먼저 본보기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까지 삼성전자를 제외한 현대차와 LG, SK 등을 비롯한 주요 그룹의 내부 방역 지침이 완화된 곳은 없지만 조만간 위드 코로나에 대비한 움직임은 가시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미 여행업 등 일부 업종에선 정상 출근을 시작하는 등 위드 코로나에 맞춰 경영 새판 짜기에 돌입한 상황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아직까진 그룹 차원에서 위드 코로나 전환 지침은 없다"며 "다만 위드 코로나 시대가 오면 경영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한 만큼 그에 대한 대비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선 위드 코로나 시대에 맞춰 올해는 기업들이 예년보다 이른 인사를 단행하는 등 크고 작은 쇄신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동욱 기자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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