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간 수치’로 심혈관계 질환 발생 예측 가능해

입력
2021.10.09 07:53
지방간 있으면  10년 내 심혈관 질환 발생 2.56배↑

인체 곳곳에 혈액을 전달하는 심장과 주요 동맥에 문제가 발생한 심혈관계 질환은 우리나라 주요 사망 원인으로 손꼽힌다. 많은 연구로 지방간이 심혈관계 질환과 관계가 깊은 것이 밝혀졌다.

이런 가운데 개인마다 다른 생체 정보를 대입해 계산해 낸 ‘지방간 지표(Fatty liver indexㆍFLI)’로 향후 10년간 심혈관계 질환 발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용제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정태하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2015~2017지 세브란스병원 헬스체크업(건강검진센터)에서 검진을 받은 2만6,176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Journal of Gastrointestinal and Liver Diseases)에 실렸다.

연구팀은 대상군 가운데 기록이 미비한 경우 나이ㆍ기저 질환 유무 등을 고려해 연구에 적합한 30~69세 남녀 7,240명을 최종 연구 대상으로 정했다.

연구 대상자들이 개별적으로 보유한 네 가지 생체 정보(혈중 중성지방, 감마지티, 체질량지수, 허리둘레)를 수식에 대입해 산출해 낸 ‘지방간 지표’를 주요 연구 자료로 사용했다.

0~100점으로 분포된 지방간 지표에 따라 정상그룹(30점 미만ㆍ3,856명), 중간그룹(30~59점ㆍ1,955명), 지방간그룹(60점 이상ㆍ1,429명)으로 분류했다.

연구팀은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 예측에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프래밍햄 위험 지수(Framingham Risk Score)’ 측정법에 지방간 지표를 대입해 향후 10년 이내 발생 가능성을 살폈다.

연구팀은 프래밍햄 위험 지수가 10% 이상이면 심혈관 질환 발생 고위험군으로 정의했다.

연구 결과, 지방간 지표가 증가하면 향후 10년 동안 심혈관 질환을 겪을 위험도 함께 늘어나는 경향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정상그룹(지방간 지표가 30 아래)과 지방간그룹(60 이상)을 단순 비교했을 때 지방간그룹이 정상그룹보다 향후 10년 이내 심혈관계 질환 발생률이 3.43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른 그룹의 혼란 변수를 보정하더라도 지방간그룹에서 심혈관계 질환이 생길 가능성은 2.56배 더 높았다.

이용제 교수는 “지방간이 자주 생기는 30~69세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연구여서 이를 잘 활용하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