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도 막혔다… 연말까지 중금리 상품 빼고 사실상 '대출 중단'

입력
2021.10.07 18:30
0면
신용대출·사잇돌 대출·전월세대출 판매 중단
"대출 증가 속도 고려해 추가 조치도 가능"
토스뱅크도 대출 한도 차 '대출 중단' 위기

카카오뱅크가 8일부터 연말까지 사실상 중·저신용자 대출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출 상품 취급을 중단한다. 최근 신용대출 한도를 줄이고 신규 마이너스 통장 취급마저 중단했지만, 가계대출 증가세가 멈추지 않자 ‘대출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오는 8일부터 연말까지 신규 신용대출 취급을 중단한다. 구체적으로 중단되는 상품은 ‘고신용 신용대출’과 ‘직장인 사잇돌 대출’이다. 카카오뱅크가 운영하는 중·저신용자, 정책금융(햇살론15) 상품을 제외하면 고신용 차주들은 연말까지 카카오뱅크에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아울러 카카오뱅크는 같은 기간 전월세 대출 상품도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중단 예정인 '전월세보증금 대출'은 임차보증금의 80% 범위 내에서 최대 2억2,200만 원까지 대출을 지원했던 상품이다. 다만 만 34세 이하 차주가 이용할 수 있는 ‘청년 전월세보증금 대출’ 상품은 일일 신규 신청 건수에 한도를 두는 방식으로 제한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의 이 같은 조치는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차원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말 대비 올해 8월 말 가계대출 증가율은 20.68%로 5대 시중은행(3~7%)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지난 6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 신용대출 차주의 신용도 비중은 901점 이상이 약 80%에 달할 정도로, 고신용자에게 집중된 상황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대출 증가 속도를 고려해 추가 조치를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에 이어 지난 5일 출범한 토스뱅크 역시 ‘대출 중단’ 경고등이 켜졌다. 금융당국은 토스뱅크에 대해 올해 가계대출 한도를 5,000억 원으로 설정한 상황인데, 출범 후 3영업일 만에 40%인 2,000억 원이 소진됐다. 토스뱅크가 선착순 제도를 도입해 대출 수요를 일정 부분 조절하고 있지만, 지금의 증가 속도라면 이르면 다음 주 한도가 가득 차 대출 영업 자체가 중단될 수도 있다. 이미 상호금융권인 수협중앙회는 지난 1일부터 연말까지 신규 가계대출 취급을 사실상 전면 중단한 바 있다.

김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