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7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감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사업을 설계한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개발 사업자도 조사 가능하다고 밝혀 감사원의 전방위 감사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강민아 감사원장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의혹 공익감사 청구에 관한 규정을 살펴봤느냐”는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공익감사청구 접수팀에서 (규정 검토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익감사 착수를 위한 절차와 규정을 확인하고 적합하면 감사 실시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감사원 차원에서 사업 불법성 여부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의미다.
국민의힘은 전날 대장동 주민 550여 명과 함께 특혜 가능성과 개발 사업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이 원주민을 상대로 폭리를 취했다는 의혹을 조사해 달라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이날 감사원 국감도 여야의 정치적 공방으로 얼룩졌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의혹을,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의 중립성 위반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수익성 없는 사안을 택한 것은 형법상 배임에 해당한다”며 “성남시청과 성남도시개발을 감사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강 권한대행은 “가능하다”고 했고, 성남의뜰 역시 “회계감사는 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렸다. 같은 당 윤한홍 의원은 “감사원이 해마다 도시개발사업을 10곳 이상 감사했는데 대장동만 쏙 빼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에 따르면 감사원의 성남시 기관운영 감사는 2010년이 마지막이었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재임한 기간(2010~2018년)에는 한 번도 감사를 하지 않아 대장동 특혜를 방치했다는 주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중도 사퇴를 거론하며 감사원의 독립성 훼손을 질타했다. 강 권한대행은 “감사원이 얼마나 중요한 조직이고, 기대와 역할이 막중한지 느끼고 있다”는 원론적 답변에 그쳤다. .
강 권한대행은 다만 최 전 원장 시절 발표된 월성원전 1호기 감사 결과가 정치적 결정이라는 비판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감사 범위는 감사가 청구된 경제성 평가와 즉시 가동 중단의 결정 과정에만 초점을 맞춰, 사회적 수용성 등 종합적 판단이 가능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감사보고서에 적시했다”면서 “심도 있는 토론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