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감독 "영화 인생 끝났다 생각할 나이...차기작 계획 無"

입력
2021.10.0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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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 감독이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한 소감을 밝혔다.

7일 오후 부산광역시 사상구 동서대학교 소극장에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 임권택 감독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임 감독은 "이제는 영화 인생이 끝났다는 생각을 할 나이가 됐다. 큰 장래가 있는 감독이 아니다. 그렇지만 받으면 늘 좋은 것이 상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제는 영화를 새로 만들고 출품해서 상을 받을 받을 수는 없는 인생이다. 상이라는 게 받는 사람들에게 격려와 위안이 되고 분발할 힘을 갖게 되는 효과가 있는 것"이라며 "저는 이제 끝난 인생에서 공로상 비슷하게 받는 것 같아서 좋기도 하지만, 더 활발히 생이 남은 분들에게 가야 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임 감독은 지금까지 100여 편의 영화를 찍었다며 "우리 무속을 소재로 한 영화, 한국 사람들의 종교적 심상을 영화로 찍어봤으면 하고 생각했다. 이제는 그럴 기회가 없고,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도 사양하고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에게 넘겨야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차기작 계획은 없다면서 "평생 영화를 찍으며 살다가 쭉 쉬고 있다. 제가 아무리 간절하더라도 스스로 영화와 멀어져야 할 나이가 된 것 같다"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한편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매해 아시아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아시아영화인 또는 단체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6일 개막했으며 오는 15일 막을 내린다.

유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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