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차기 대선 후보를 놓고 심상정 의원과 이정미 전 대표가 결선투표에서 맞붙게 됐다. 진보정당 간판 정치인으로 네 번째 대권도전에 나섰다 예상 밖의 고전을 맛본 심 의원은 결선에서만큼은 '어정심(어차피 정의당은 심상정)'이 달성될 거라고 자신하는 분위기다.
7일 YTN 라디오 프로그램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한 심 의원은 결선 투표까지 치르게 된 데 대해 "본선 후보는 2차에서 잘 뽑고, 1차에서 치열한 경선 과정을 통해 사람을 잘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치열한 경선을 열망했던 당원들의 뜻이 1차에서 실현됐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2차에서는 본선에 가서 정의당의 승리를 이끌 심상정을 선택해줄 거라고 믿는다"고 자신했다.
'왜 다시 심상정이어야 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최선의 결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역구 선거였지만, 양당과 맞서 싸워 이겨본 유일한 사람이 심상정이란 것. 또 "TV토론에서 심상정과 이재명과의 대결, 심상정과 홍준표의 리턴매치를 기대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또 다른 강점으로 내세우는 건 바로 의제 주도력이다. 심 의원이 제시한 '임금 삭감 없는 주4일제' 공약은 특히 주목받고 있다. "세계 10위권 경제선진국 시민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될 권리"라고 강조한 심 의원은 노동생산성 줄어들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와 KDI에서도 개인당 1.5%의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근거를 내놨다. 오히려 시민들의 소비 활성화로 경제가 촉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 의원이 공들이는 공약 중에는 ▲토지초과 이득세 ▲개발이익 환수제 ▲주택공개념에 기초한 3주택 이상 소유 근절을 핵심으로 한 부동산 투기 해체 플랜도 있다.
화천대유와 고발사주 이슈가 뒤덮고 있는 여야 대선 경선에 대해 심 의원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청년들은 지금 '대실망쇼'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전하며 여야 유력 주자들에 대해 날을 세웠다.
먼저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장동 개발 사업을 모범적인 공익 환수사업이라고 규정한 데 대해 "개발 이익 환수율도 다른 민관공동 개발 사업에 비해 굉장히 적고, 분양가상한제 적용 회피로 바가지 분양을 했고, 임대주택을 한 건도 확보하지 못했는데 어디가 공익사업이냐"고 따져 물었다.
대장동 사업에 대해 "전대미문의 민간 특혜 사업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조력한 것"이라고 규정한 심 의원은 "대장동 사업의 기획자이자 최종 관리자인 이재명 지사가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는 게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유력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에 대해선 "정책이 아니고 막말 경쟁을 하고 있다"며 특히 주120시간 노동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윤 전 총장을 겨냥해 "불평등 시대의 불만에 편승해서 극우 포퓰리즘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데 대해서 매우 우려스럽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내로남불 정치의 민주당 후보로는 국민의힘 후보 못 잡는다고 본다. 저 심상정이 이런 국민의힘 후보들 제대로 잡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본선에 정의당 후보로 올라갔을 경우 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에 나설 거냐는 질문에는 "부동산 부자들 감세해주는 데 앞장선 정당하고 연대하는 걸 국민들이 인정하겠는가"라고 일축했다.
이어 "34년 동안 정권을 잡은 부동산투기공동체 시대를 끝내는 의미가 있다"고 이번 대선의 성격을 규정한 심 의원은 "'원조투기정당 국민의힘, 그리고 이런 투기를 잡을 능력도 의지도 없는 민주당에게 계속 정당을 맡길 것인가'를 고민하고 시민들의 전략을 바꾸셔야 될 그런 대선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