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2,000만 원 인상에 주택자금 지원.' 국내 신생기업(스타트업)들이 파격 조건을 내걸고 인력 채용에 나섰다. 과거 실력있는 개발자를 뽑기 위해 제시한 우대 조건들이 요즘은 전 직원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스타트업들이 거듭되는 구인난 속에 인재 채용을 위해 복지 조건을 파격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개발업체 딥브레인AI는 전 직원 연봉을 최대 2,000만 원 인상하고 직원 1인당 연간 1,000만 원 상당의 복지 혜택 제공을 채용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 업체의 채용 조건 중 눈에 띄는 것은 최대 100만 원까지 지원하는 난임 시술과 정자은행 비용이다. 또 직원들의 안정적 주거 환경을 위해 회사 근처인 서울 강남 거주시 매달 50만 원의 월세를 지원하고 기혼 직원에게 최대 3억 원의 주택자금을 대출해 준다.
데이터 농업 전문 스타트업 그린랩스도 이날 능력있는 개발자를 뽑기 위해 연봉을 전 직장 대비 최대 30% 인상하고 신규 입사자에게 연봉 외 계약금과 주식매수 선택권(스톡 옵션)을 따로 주는 채용 조건을 제시했다. 이 업체는 상반기 신규 입사자에게 최대 5,000만 원의 계약금을 줬다. 또 추천한 사람이 뽑히면 사내 추천자에게 최대 1,000만 원의 보상금도 준다.
이와 함께 이 업체는 사무실, 집 외에 원하는 장소에서 필요한 만큼 일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워크 제도를 도입했다. 남현우 그린랩스 기술총괄(CTO)은 "개발자는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해 제주, 속초 등 원하는 곳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워크제를 도입했다"며 "이를 위해 가상세계인 메타버스로 비대면 근무환경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AI 기반의 경력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티드랩도 신임 초봉을 3,000만 원에서 4,000만 원으로 인상하고 3,000만 원의 스톡옵션을 전 직원에게 제공한다. 또 직원들에게 주택자금을 무이자로 최대 3,000만 원까지 대출해 준다. 따라서 신입 사원의 경우 연봉과 스톡옵션, 주택자금 무이자 대출까지 합치면 1억 원 상당의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스타트업의 직원 우대 조건이 기존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 일수록 성장을 위해 좋은 인재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존 기업들보다 더 나은 복지 혜택을 내세운다"며 "기존 기업들도 인재 유출을 막으려면 근로 조건을 개선할 수 밖에 없어 노동자 입장에서 보면 전반적으로 근로 조건이 개선되는 긍정적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