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코로나 영웅’이 “전염병 발병 이후 중국은 올바른 길을 택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높은 백신 접종률을 들어 “연말에 국경을 개방할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호주가 최근 중국산 시노백 백신을 인정한 것에 대해 매체들은 “호주의 양보”라며 자의적으로 해석했다. 중국이 온갖 자화자찬으로 분위기를 띄우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넘어서고 있다.
중국 호흡기질환 최고권위자인 중난산 공정원 원사는 4일 남방인물주간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국경 통제를 완화하는 기준은 백신 접종률 80~85%”라며 “중국은 연말까지 80%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접종률을 높인 후에 다수가 감염되지 않거나 가벼운 증상을 보이는 것이 하나의 기준이 될 것”이라면서 “6개월 후에는 예방효과가 떨어지는 만큼 면역력을 어떻게 높일지 연구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대처 공로로 지난해 최고 영예인 ‘공화국 훈장’을 받은 중 원사가 국경 개방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방역조치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부분이다. 중국 인구 14억 명 가운데 백신 접종 횟수는 22억 회를 넘어섰다. 두 차례 접종을 마친 비율은 70%를 웃돈다.
다만 중 원사는 “기존 통제정책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최근 남부 광저우와 푸젠의 집단 발병을 예로 들어 중국식 봉쇄관리를 옹호한 것이다. 그는 “코로나19 방역은 치료가 아닌 예방으로 달성해야 한다”며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현재의 엄격한 통제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자금과 인력,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신 접종률이 오르더라도 섣불리 방역수위를 낮출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처럼 중국 안에서는 백신 접종률과 국경 개방을 놓고 서로 다른 기류가 감지되는 반면, 밖으로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상대는 중국과 지난해부터 사사건건 충돌해 온 호주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1일(현지시간) “새 방역지침에 따라 백신 접종 완료 시민과 영주권자에게 국경을 개방할 것”이라며 기존 화이자, 모더나 등 4개 서구 백신 외에 중국 시노백 백신을 추가로 포함시켰다. 국경 개방 시점은 현재 55% 수준인 호주의 백신 접종완료 비율이 80%에 달하는 11월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중국은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호주가 양보한 것”이라고 잔뜩 의미를 부여했다. 관찰자망은 “지난해 유학생 감소로 호주 대학들이 22억 달러(약 2조6,000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며 “전 세계 해외 유학생의 56.4%를 차지하는 중국인을 호주가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호주만 놓고 보면 전체 유학생의 30%가 중국인이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발발 이후 호주는 유학생 입국을 금지하고 중국은 관계가 나빠진 호주로의 유학 자제령을 내리면서 다른 국가로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속출했다. 중국 유학생 가운데 호주를 선택한 비율은 지난해 58.7%에서 올해 37.2%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