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영끌' 여전...서울 아파트 10채 중 4채 사들였다

입력
2021.10.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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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 아파트 매입자 41.8%가 30대 이하
강서구·성동구는 2030이 절반 이상
집값 높은 '강남4구'는 30%대로 낮아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 정책에도 2030세대의 아파트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 준말) 매수'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부동산원의 월별 연령대 거래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 3만9,099건 중 매수자 연령이 30대 이하인 거래는 1만6,345건으로 전체의 41.8%를 차지했다. 올해 서울 아파트 10채 중 4채를 20, 30대가 사들인 셈이다. 특히 30대 매수자 비중은 36.8%로 40대(26.2%)보다 10.6%포인트나 높았다. 50대(15.2%), 60대 이상(14.4%)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다. 20대 이하의 매입 비중도 5.0%로 지난해 상반기(3%)보다 2배 가까이 상승했다.

20,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올해 1월 44.7%를 기록하면서 처음 40%대로 올라섰다. 이후 4월(39.27%)까지 조금씩 감소했지만 5월(42.12%)부터 다시 40%를 넘었고 8월에도 41.2%였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20, 30대의 매입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강서구다. 올해 강서구 아파트 매입자 중 절반이 넘는 51.9%가 30대 이하였다. 성동구(50.9%)도 2030세대가 과반이었고 노원구(49.0%) 영등포구(47.3%) 관악구(47.2%) 구로구(46.6%) 등에서도 청년들의 아파트 매입이 두드러졌다. 상대적으로 아파트값이 낮은 지역에서 내 집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강남4구(서초·강남·송파·강동)'의 경우 20, 30대의 매입 비중이 낮았다. 강남구(30.3%)를 비롯해 서초구(31.2%), 강동구(35.8%), 송파구(37.2%) 모두 40%를 밑돌았다.

다른 수도권 지역도 서울과 비슷했다. 경기는 올해 30대 이하 아파트 매입 비중이 36.1%로, 지난해 동기(28.5%) 대비 7.6%포인트 높아졌다. 인천도 같은 기간 2030 세대의 매수 비중이 25.5%에서 33%로 상승했다.

청년들은 매매뿐 아니라 경매에도 몰렸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의 연령대별 낙찰 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8년 7월~올해 8월) 20대 이하와 30대의 낙찰 물건 중 부동산 비율은 각각 64%, 59%다. 40대(43%)와 50대(42%)보다도 높았다.

'바늘구멍' 같은 청약제도, 계속되는 집값 상승으로 인한 불안 심리가 청년들의 추격 매수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내 집 마련을 앞두고 있는 30대에게는 집값 상승이 불안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3기 신도시 사전청약도 입주까지는 오랜 시간이 남아 큰 효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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