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자국 건국 기념일(국경절)인 1일 대만을 향해 사상 최대 규모의 공중 무력 시위를 벌였다.
2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전날 중국 군용기 총 38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 대만 국방부는 초계기를 투입해 무선 퇴거를 요구하고, 방공 미사일로 추적했다고 밝혔다. 이날 ADIZ에 진입한 중국 군용기는 젠(J)-16 전투기 28대, 수호이(SU)-30 전투기 4대, 훙(H)-6 폭격기 4대, 윈(Y)-8 대잠초계기 1대, 쿵징(KJ)-500 조기경보기 1대다. 중국의 이번 무력 시위 규모는 대만 국방부가 작년 9월부터 중국군의 ADIZ 진입 등 대만 주변 활동 동향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에 공개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다.
대만에서는 중국이 국경절에 벌인 대규모 무력 시위를 통해 애국심을 고취하고 내부 결속을 강화하려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장옌팅 전 대만 공군 부사령관은 중앙통신사에 “중국이 대규모 국경절 경축 행사를 벌이는 대신 초점을 대만 공역으로 옮겼다”며 “중국 공산당은 국내의 강경 애국주의자들의 압력에 대처하기 위해 반드시 대만에 강경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장제스(1887∼1975)가 이끈 국민당과의 국공내전에서 승리한 마오쩌둥(1893∼1976)은 1949년 10월 1일 베이징 톈안먼 망루에 올라 현재의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을 선포했다. 중국은 대만을 전쟁 등 어떤 희생이 있더라도 회복해야 할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한다. 그러나 대만의 전략적 중요성을 재평가한 미국이 대만을 지원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대만 문제는 미중 간 가장 첨예한 갈등 요인으로 부상했다.
특히 독립 지향 성향의 차이잉원 총통이 작년 재선에 성공하는 등 대만 내 주류 여론이 중국과 더욱 멀어지면서, 중국에서는 더 늦기 전에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부상하고 있다. 실제 중국은 대만 주변에서 항공모함과 군용기 등 각종 무기를 동원한 대규모 해상ㆍ공중 무력 시위 강도를 높여나가고 있고, 미국 역시 중국 주변에서 군사 활동을 강화 중이어서 중국과 대만, 미국과 중국 간 무력 충돌 가능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