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통장 모르면 치매" 윤석열, 수습하려다 또 실언·사과

입력
2021.09.30 21:00
누리꾼 "생각하고 말해야... 치매 자인" 비판
'치매환자 비하' 논란 확산에 영상 삭제
윤석열 "적절한 비유 아냐... 국민께 송구"

'주택청약 통장' 관련 실언 등 잇따른 발언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국민의힘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주택청약 통장을 모르면 거의 치매 환자"라는 해명을 내놓으며 또다시 설화에 휩싸였다. "치매환자를 비하하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것이다. 논란이 이어지자 해당 영상은 생방송 직후 비공개 처리된 뒤 삭제됐고, 윤 전 총장 측은 결국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프로그램 '석열이형TV'에 출연해 "청약 통장은 모를 수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23일 2차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토론회에서 "혹시 청약통장 만들어 본 적 있나"라는 유승민 전 의원 질문에 "집이 없어 만들어보지 못했다"고 답해 '청약 통장 자체를 모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은 데 대한 해명이었다.

그는 "내가 집도 없고 혼자 살고, 홀몸으로 지방을 돌아다녀서 청약 통장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웠다는 얘기를 하려 했더니 말꼬리를 딱 잡아서 청약 통장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라며 "아파트 공급 업체가 원래 물량을 청약을 받아서 분양을 해줘야 하는데, 일부 빼놓기도 하고 그런 사건들이 꽤 있었기 때문에 청약 통장을 모를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가십거리를 제공하는 것도 정치인의 서비스 정신 아니겠나"라며 "그거 보고 재밌어 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겠나"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혼자 살고, 지방 다녀 청약 통장 요건 충족 어려웠다니 아직 모르나"

그러나 윤 전 총장의 해명은 본인의 의도와는 달리 "치매환자를 비하했다"는 비판을 맞고 있다. 누리꾼들은 "'내가 이 말을 하면 다른 사람이 기분 나쁘겠지?' 같은 고민 살면서 단 한 번도 안 해본 사람 같아요" "본인을 치매환자라고 '셀프 디스' 하는 건가요?"라고 꼬집었다.

특히 한 누리꾼은 "집도 없고, 혼자 살고, 홀몸으로 지방을 돌아다녀 청약 통장 요건 충족하기 어려웠다?? 아직도 청약 통장이 뭔지 모르네요"라며 의문을 나타냈다.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 '주 120시간 노동' 등 연이은 실언에 "솔직히 대통령이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하는 건 아니지만 이런 사고를 가진 사람이 아무리 노력해도 편견으로 살아온 50년이 쉽게 무너질 리 없다"고 한숨을 쉬는 누리꾼도 있었다.

처음 청약 통장 질문을 했던 유승민 전 의원 측도 30일 "윤석열 후보는 '1일 1구설' 후보임을 입증했다"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측 "적절한 비유 아냐... 송구" 사과

반면 "영상 봤는데 자기가 주택 쪽 수사를 많이 해서 청약 모를 수가 있나 그거 모르면 자기가 치매라고 한 건데 (왜곡했다)"며 윤 전 총장을 감싸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논란이 확산하자 윤 전 총장 측은 결국 사과했다. 윤 후보 캠프 측은 30일 공보실 명의로 "경위야 어떻든 적절한 비유가 아니었다는 후보의 입장을 전한다"며 "주택청약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매우 높다는 것을 강조하는 가운데 나온 말이었다. 해당 발언으로 불편함을 느끼셨을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후보의 뜻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박민식 기자